그룹 총수가 ‘횡령·배임·비자금 조성·탈세’ 등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끼쳐 유죄판결을 받고 경영 일선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넘쳐나는데도 이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은 무뎌지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총수 공백이 그룹 위기를 유발한다는 일종의 ‘공포마케팅’이 수십 년간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전과 이력이 있는 총수의 경영복귀에는 비판적인 시각이 주를 이루지만, 총수의 전과 자체가 비현실적인 규제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본지는 전과자가 경영 일선에 다시 오른 기업 현황과 이후 오너의 경영 행보, 이들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담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범죄로 기업에 피해를 안긴 총수가 경영권을 내려놓지 않아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신풍제약과 남양유업 등은 총수 일가와 관련된 각종 논란이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에도 그룹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여년 전 장원준 전 대표로 인해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던 신풍제약은 최근 또다시 장 전 대표로 인해 악화일로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 창업주 고(故) 장용택 전 회장의 아들인 장 전 대표는 9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현재 재판에 넘겨졌다.
장 전 대표는 지분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08년 4월부터 2017년 9월까지 회삿돈 9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장 전 대표는 비자금 조성을 위해 부친 장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원재료 납품업체인 A회사와 과다계상 또는 가공거래 후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1년 5월 장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신풍제약의 2009~2010년 실적 중 매출채권이 100억원 넘게 과대 계상됐다는 사실을 적발, 장 전 대표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장 전 대표가 대표에 오른 지 약 2년 만이었다.
장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지만, 전면에 나서지 않을 뿐 ㈜송암사를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의 지분 46.6%(우선주·보통주)는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29.51%는 송암사와 장 전 대표가 가지고 있다. 송암사는 장 전 대표가 72.91%를 소유하고 있다.
■ 지분 매각·회장직 포기·경영권 승계 없다던 홍원식 회장, 무엇도 내려놓지 않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총수 일가 지분 모두를 매각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경영 정상화에 나섰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몇 년이 흐른 오늘까지도 지분과 회장직을 내려놓지 않아 논란의 중심이 됐다.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로 혹독한 불매운동 공포를 체험했던 남양유업이 최근엔 자사 제품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무리한 마케팅으로 또 한 번 불매운동 파동을 경험했다.
1조원대를 훌쩍 넘겼던 매출은 9000억원대로 내려앉았고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해마다 700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다. 여기에 창업 3세 홍진석 상무의 회삿돈 횡령 의혹과 창업주 손자·손녀의 마약 스캔들까지 터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쏟아졌다.
위기감을 느낀 홍 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눈물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본인이 보유한 51.68%를 비롯해 일가족 지분 53.08%를 모두 매각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홍 회장의 이러한 발표 직후 주식시장도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는 듯 상한가를 치며 요동쳤다.
하지만 홍 회장은 현재까지도 남양유업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가족의 지분도 변함없이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홍 회장은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었던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남양유업 노조는 2021년 8월 홍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무책임한 행동을 규탄하면서 “직원들이 만든 제품의 문제가 아닌 총수 개인의 문제들로 인해 회사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총수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남양유업 구성원 전체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비판했다.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로 혹독한 불매운동 공포를 체험했던 남양유업이 최근엔 자사 제품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무리한 마케팅으로 또 한 번 불매운동 파동을 경험했다.
1조원대를 훌쩍 넘겼던 매출은 9000억원대로 내려앉았고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해마다 700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다. 여기에 창업 3세 홍진석 상무의 회삿돈 횡령 의혹과 창업주 손자·손녀의 마약 스캔들까지 터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쏟아졌다.
위기감을 느낀 홍 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눈물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본인이 보유한 51.68%를 비롯해 일가족 지분 53.08%를 모두 매각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홍 회장의 이러한 발표 직후 주식시장도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는 듯 상한가를 치며 요동쳤다.
하지만 홍 회장은 현재까지도 남양유업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가족의 지분도 변함없이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홍 회장은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었던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남양유업 노조는 2021년 8월 홍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무책임한 행동을 규탄하면서 “직원들이 만든 제품의 문제가 아닌 총수 개인의 문제들로 인해 회사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총수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남양유업 구성원 전체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