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사업 과정에서 ‘대관 로비스트’ 역할을 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구속된 가운데, 검찰 수사 향방이 당시 성남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로 향할지 주목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의 윗선 수사에 힘이 실리면서 수사 종착지가 당시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에게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대표에게 지난 14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2015년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부동산 개발회사인 아시아디벨로퍼가 아파트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 전 대표가 영입된 뒤 부지 용도가 한 번에 4단계 상향(자연녹지→준주거지역) 변경되는 특혜가 있었다는 내용이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를 치를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다.
검찰은 백현동 사업이 속도가 날 수 있었던 배경에 김 전 대표가 중심에 있었다고 보고 있다.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 등에게 청탁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한꺼번에 4단계를 높이고, 그 대가로 개발회사에 77억원 등을 받았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 측은 영장심사에서 "77억원을 동업 지분으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하며, 청탁 등 관련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정 전 비서관을 거쳐 당시 결정권자였던 이재명 대표에게까지 수사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사 출신 A변호사는 “김인섭 전 대표가 구속됨이 따라 검찰의 윗선 수사에 힘이 실리게 됐다”며 “수사의 종착지는 당시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백현동 사업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기면서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용도지역을 변경하라는 지시나 압박을 받은 적이 없고, 이 대표가 먼저 자체적으로 4단계 용도 변경을 검토해 이를 내부 방침으로 정한 후 그에 따라 변경한 것”이라고 공소장에 적시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 소환 조사 계획과 관련해 “향후 수사 경과를 보고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