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바로미터' 캔톤페어에서 주목할 네 가지

2023-04-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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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규모 캔톤페어···대외무역 '자신감'

美 빈 자리···러시아·중동 바이어가 채워

美달러 대신 위안화 결제하는 바이어

신에너지·스마트제조·실버상품 인기

제133회 캔톤페어 오픈 첫날인 15일 전시회장에 인파가 가득하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최대 무역전시회 중국 수출입상품교역전시회(캔톤페어)가 지난 15일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렸다.  ​중국 대외무역 '바로미터'로 불리는 캔톤페어는 전 세계 각지 바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출 계약을 따내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장이다. 매년 봄·가을 두 차례 열리는 캔톤페어는 올해 봄철 전시회로 133회째를 맞이했다. 이번 전시회는 내달 5일까지 약 20일간 3단계에 걸쳐 열린다.
   
사상 최대 규모 캔톤페어···대외무역 '자신감'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한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이후 처음 오프라인으로 전면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전시 면적·참여 기업 등 방면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총 150만㎡ 전시장에 모두 3만5000개 기업이 오프라인으로 참가했고, 이 중 새로 참가한 기업만 9000곳 이상이다. 

전시회 개최 첫날인 15일에만 35만명이 찾았고, 이 중 외국인만 6만7000명에 달했다. 전시회가 열리는 광저우 컨벤션센터가 인산인해로 붐비며 중국 대외 무역의 활력을 보여줬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6일 보도했다.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전날 개막식에서 "이번 박람회는 중국과 다른 국가들의 무역을 심화해 세계 경제 및 무역의 회복과 발전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수입을 계속 확대하고, 중국의 경제 발전이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 빈 자리···러시아·중동 바이어가 채워
캔톤페어는 중국 대외무역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중국기업의 주요 교역 대상이 기존의 미국·유럽에서 중동·러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지역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지정학적 갈등, 미국·유럽 지역 수요 침체 등 여파로 중국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신흥국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다. 

훙옌난 중국 조명회사 사장은 홍콩 명보에 "과거 수출이 80%, 이 중 구미 지역 비중이 60%를 차지했다면, 지금은 30%도 채 안 된다"며 "유럽·미국 조명 제품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서 이미 수년 전부터 사업 철수를 계획했고, 대신 스마트팜·식물재배기 같은 식물공장을 내세워 러시아·중동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가전회사 거란스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천씨는 중국 제일재경일보를 통해 "첫날 바이어들을 보니, 유럽·미국 바이어가 상대적으로 줄고, 러시아 바이어가 비교적 많다"며 "러시아는 동남아, 중동, 남미와 함께 중국 가전제품의 주요 수출 개척시장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직접 전시회장을 찾은 나이지리아 가전제품 무역상은 "중국기업이 개발한 스마트 가전을 높이 평가한다"며 "제품 구매 이외에도 중국 기업과 제품 공동 개발, 시장 공동 개척 등 방면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르단에서 온 또 다른 바이어도 "사우디아라비아·리비아 등 중동 지역에 에어컨을 팔 계획"이라며 "최근 유가 상승세 속 석유 자원부국 중동지역의 구매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중국 수출입 통계에서도 보였다. 중국의 올해 1분기 위안화 기준으로 대외무역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가운데, 대미 무역은 6.2% 감소하고 대러시아 무역은 50.1% 증가한 것. 미·중 갈등 심화로 대미 교역은 부진했으나, 러시아와의 관계가 공고해지면서 대러 교역이 활발해진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美달러 대신 위안화 결제하는 바이어
중국 위안화가 국제 무역결제에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도 확인됐다. 러시아 바이어 이반은 명보에 "가전제품에 관심이 많아 구매량을 늘렸다"며 "미국 달러화 대신 위안화로 결제했다"고 말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의 수입 결제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비중은 지난해 23%까지 치솟았다. 전쟁 이전인 2021년엔 4%에 불과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결제시스템(스위프트)에서 차단되면서 대외 무역거래에서 달러, 유로 대신 자국에 제재를 가하지 않는 중국 위안화 등 통화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브라질과의 무역 거래에서도 달러가 아닌 서로의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스위프트)에 따르면 지난 2월 무역시장에서 수입 결제 수단으로 쓰는 화폐 가운데 위안화의 점유율은 4.5%로 집계됐다. 전년도 위안화 점유율은 2% 미만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사용률이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신에너지·스마트제조·실버상품 인기···국제무역 트렌드 반영
이번 전시회장에서 중국 기업들은 신에너지 및 스마트 커넥티드 차량, 스마트제조, 실버상품, 임산부·영유아 상품 등을 대거 선보이며 중국은 물론 국제 무역시장의 새로운 무역 트렌드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번에 새로 개장한 전시관 D구역에 신에너지·스마트 커넥티드 차량·스마트 제조 등 관련 부스를 집중 마련했다. 

중국의 구매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입 전시회 규모도 더 확대됐다.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과거보다 50% 증가한 3만㎡ 면적의 수입전시회에는 40개 국가 및 지역의 508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 중 70% 이상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관련 국가 및 지역으로 채워졌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한국관에는 휴대용 가스레인지 업체 맥선, 주방용 가전제품 업체 NUC 등 20개 업체가 참가해 부스 36개가 들어섰다.
 
중국 수출 전망에 '신중한 기대감'
캔톤페어에 참가한 중국기업들은 글로벌 수요 부진 속에서 대외 수출에 대해 신중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국 가전기업 거란스 관계자는 제일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전 수출, 특히 구미 시장에서 수출 하락세가 심각했다"며 "올해 1분기까지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수출 수주량을 보면 5~6월엔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해 그동안 재고를 털어내느라 신규 주문을 하지 않던 바이어들이 올해부터 다시 재고를 채워넣기 시작할 것이라며, 최근 해외 운송비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3월 중국의 수출액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8% 늘며 6개월 만에 플러스 증가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1.4% 하락하는 데 그쳐, 전월(1~2월)의 10.2%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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