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버리고, 빼고, 변해야 사업 큰다"

2023-04-1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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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롯데 '플라워 2023' 총출동한 그룹 DX 리더들

B2B 핀테크 전문기업→글로벌 B2B SaaS로 발돋움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사진=남궁진웅 기자]


금융·핀테크 솔루션 사업으로 성장해 온 웹케시그룹이 디지털 전환 시대를 선도할 기업간 거래(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전문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고객의 신호를 재빨리 포착해 제품에 필요한 기능을 더하고 군더더기를 빼는 변화를 거듭하는 것만이 이를 성공시킬 길이라고 강조했다.

◆석창규 회장 “성공·실패 신호는 항상 고객이 준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진행한 ‘플라워(Flower) 2023’에 연사로 나서 1999년 설립한 ‘웹케시’ 등 그룹 계열사의 핵심 성장 방법론을 자신의 경험에 비춰 설명했다. 그는 “성장할 수 있는 사업 외에 다 버려야겠다고 생각해 기존 애플리케이션 10개 중 4개만 남기고 다 없앴다”며 “20년 동안 고객이 인정하지 않는 상품은 다 뺐다”고 말했다. 웹케시그룹이 △가상계좌(2000년) △편의점 ATM과 기업 인터넷뱅킹(2001년) △기업 자금관리(2003년) △공공 재정관리(2006년) △정부 연구비관리(2009년) 등 숱한 ‘국내 최초’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도 영업손실 30억원이 적힌 ‘불가사의한’ 재무제표를 받고 나서, 석 회장은 적자를 내거나 이익률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성장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석 회장은 “상품에 불필요한 기능을 지속해서 버리고 빼고 다듬는 것이 B2B 시장 핵심”이라며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고객에게 송곳같이 파괴력 있는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웹케시그룹이 고객에게서 1만건 이상의 상품 개선 의견을 받고 있다고 강조하고 “고객은 항상 우리에게 성공과 실패의 신호를 준다”며 “(기업은) 신호를 알아차리면 성공하고 무시하면 실패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구사항을 미리 파악하는 전략을 채택해 고객이 묻기 전에 이미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자세로 (사업에) 임했다”며 “제품 기능을 빼고 마케팅 전략을 바꾼 결과 계열사가 큰 성장을 거뒀다”고 자부했다. 일례로 웹케시는 2022년 사업보고서에 매출 879억원(전년비 7.3%↑, 영업이익 206억원(전년비 10.3%↑)의 실적을 썼다.

웹케시는 기업의 전사적 자원 관리(ERP) 같은 핵심 IT 시스템에서 재무·금융 분야 기능을 처리하는 B2B 핀테크 플랫폼 솔루션 업체다. 중소기업용 자금관리 솔루션 ‘경리나라’, 기업·공공기관용 횡령 방지 솔루션 ‘브랜치’, 기업·기관의 주거래 금융사와 ERP를 연계한 통합재정관리 솔루션 ‘인하우스뱅크’ 등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웹케시그룹 계열사 가운데 변화에 사활을 건 곳은 핵심 애플리케이션 사업 10개 중 6개를 버린 웹케시뿐이 아니다. 비즈플레이는 기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50여개 중 경비지출 솔루션, 멀티뱅크 어카운트, 웹케시 1호 사내 벤처로 2015년 탄생한 마드라스체크의 협업 솔루션 ‘플로우(Flow)’에 집중했다. 플로우는 메신저·화상회의와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결합한 협업 솔루션으로 국내외 50만개 팀이 활용하고 있다.

웹케시그룹은 플로우의 글로벌 버전 ‘모닝메이트’와 경리나라의 글로벌 버전인 ‘와북스’ 등으로 한국을 넘어 해외 B2B SaaS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모닝메이트는 영국,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에 동시 출시됐고 와북스는 작년 캄보디아에 출시된 데 이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브랜치 같은 자금관리 솔루션 또한 글로벌 버전으로 영국, 일본,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지역에 선보일 계획이다. 석 회장은 “플로우가 해외서 좋은 성과를 거뒀듯 웹케시그룹의 다양한 솔루션도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웹케시 역시 6년 전부터 플로우를 쓰고 있다”며 “플로우가 없었다면 웹케시가 성장할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늦어도 5년이면 한국에서 성장하는 스타트업은 모두 협업 솔루션을 쓸 것”이라며 “협업 솔루션은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는 방향으로) 일하는 방법을 바꿀 기회”라고 덧붙였다.

◆웹케시그룹 디지털 리더들, 기업 고민 해법 제시

플라워 2023은 마드라스체크가 플로우와 같은 협업 솔루션 사용자와 고객사, 관련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13일까지 3일간 진행된 SaaS 분야 발표·전시회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디지털 혁신을 이끄는 리더들의 축제’라는 구호 아래 국내 IT 리더의 기조 강연, 저명인사 초청 강연과 디지털 업무 환경 구축 사례, 부스 체험 전시로 구성됐다. 웹케시그룹의 웹케시, 비즈플레이, 쿠콘 등 주요 계열사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 3000여명의 사전 참가 신청자가 몰렸다. 석창규 회장 외에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 조은미 웹케시 본부장, 김용찬 쿠콘 실장 등이 ‘디지털 전환 리더’로서 강연을 진행했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는 ‘글로벌 K-SaaS를 위한 대한민국 넘버원 협업 툴 플로우의 꿈과 비전’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에 따르면 플로우는 삼성전자, BMW 등 산업별 1위 기업을 포함해 20개국 50만개 팀을 사용자로 확보할 만큼 성장했다. 올해 △모닝메이트 서비스를 통한 글로벌 사업 확장 △SAP의 ERP나 마이크로소프트·구글·슬랙 등의 업무 도구와 연동 △인공지능(AI)과 스마트 리포트 △내부 정보 유출 방지를 비롯한 보안 기능을 개발해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20개국을 넘어 50개국을 공략하며 ‘K-SaaS’가 전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조은미 웹케시 본부장은 플라워 2023 행사 2일 차인 지난 12일 기업과 공공기관의 자금 횡령 방지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정부와 국회의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횡령 범죄는 6만4000건에 달하고 건당 피해 금액은 24억원으로 5년 전의 10배 가까이 늘었다. 조 본부장은 “코스닥 상장사가 폐업하는 가장 큰 원인이 ‘횡령·배임 사실 확인’일 정도로 횡령 사고는 기업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대횡령시대’를 맞이했다고 할 만큼 횡령 사건이 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간 국내 기업 자금 1000조원이 웹케시를 통해 거래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실시간 금융정보 수집과 AI 자금 보고서 작성, 이상 거래 탐지와 원인 분석 기능을 갖춘 브랜치 솔루션을 최적의 횡령 방지 수단으로 제시했다.

같은 날 김용찬 쿠콘 실장은 ‘데이터는 어떻게 우리 일상이 됐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면서 기업의 데이터 수집과 연결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돕는 쿠콘의 서비스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기업은 쿠콘의 데이터 제공 서비스로 비대면 금융 거래, 대출 비교, 자동차 빅데이터, 기업 자금 관리, 글로벌 계좌 통합 관리 서비스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김 실장은 “매일 해외 2000여곳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5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표준화한 300여개 API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쿠콘의 데이터 인프라를 금융 상품 데이터 중개 영역으로 확대하고 안정적인 간편결제, 전자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빅데이터 지도를 구축해 고부가가치 빅데이터를 유통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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