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여느 식당보다 저렴하지만 '맛'만큼은 어디 내놔도 뒤떨어지지 않아 학생뿐 아니라 외부인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마침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이 벚꽃 엔딩의 아쉬움 달래기 충분한 학식 데이트 명소를 소개했다.
가성비 으뜸인 학식을 맛보고 캠퍼스 곳곳도 천천히 거닐며 낭만 데이트를 즐기자. 아, 대학 시절 추억 소환은 덤이다.
◆경희대 짜계치를 아시나요?
경희대학교에 놀러 왔다면 '짜계치'를 꼭 먹어보자. 짜장라면 위에 계란프라이와 치즈를 얹어 함께 비벼 먹는 짜계치가 유명하다.
짜계치는 학교 청운관 건물 지하 식당에서 판매하는데, 이 짜장라면 양념에 노른자와 치즈가 배어든 맛이 묘하게 궁합이 좋다. 혹자는 중독성이 느껴질 정도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라면과 짜계치는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만 판매한다. 판매 시간을 정해놓은 것만으로도 이 음식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한편, 경희대는 '경희랜드'로 불린다. 누리꾼들이 누리소통망(SNS) 상에서 벚꽃 피는 교정을 놀이공원에 빗대어 부를 만큼 벚꽃 명소로 소문이 자자하다.
본관 건물부터 평화의 전당까지 건물과 벚꽃이 아우러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교시탑 왼편으로 미술대학까지 이어지는 미대길은 벚꽃이 가득 피니 내년 봄엔 꼭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학교 나들이를 즐길 것을 권한다.
"동국대 학식은 뭐가 유명해요?"라고 묻는 이에게 십중팔구는 "철판요리"를 꼽을 것이다.
동국대학교 상록원에는 학생 식당이 모여 있는데, 1층 솥앤누들에서 맛볼 수 있는 철판요리가 가장 인기 음식이다.
솥앤누들에서는 삼겹살김치철판, 데리야끼치킨솥밥 등 다양한 철판요리를 판매한다.
이 중 삼겹살김치철판 인기가 가장 많다. 삼겹살과 같이 볶은 김치에 계란프라이와 햄을 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매콤하면서도 짭조름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동국대는 대한불교조계종이 재단으로 있는 덕에 석가탄신일 약 한 달 전부터 교내 곳곳에 연등을 달아놓아 이색적인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학교 대운동장부터 명진관까지 이어지는 큰 벚나무와, 팔정도 광장 불상을 중심으로 설치되는 연등이 어우러지며 아늑하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성비 최고 학식을 찾는다면 세종대학교로 가자. 우리나라 대학 캠퍼스 중 가성비가 가장 좋은 학생 식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체에도 자주 소개됐을 정도다.
세종대 학식의 대표 메뉴는 바로 소금구이 덮밥이다.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 지언정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맛이 으뜸이다.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과 양파의 단맛만으로도 훌륭한데 초고추장의 새콤매콤한 맛이 어우러지며 감칠맛을 더한다. 여기에 적절하게 밴 불향이 맛에 정점을 찍는다.
세종대는 아름다운 벚꽃길로 유명한 어린이대공원이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캠퍼스 곳곳을 산책하기도 좋다.
어린이대공원 정문을 지나 음악분수 앞으로 가면 벚꽃길이 펼쳐진다. 길게 이어진 벚꽃길을 따라 걷다가 왼쪽으로 가면 놀이공원이 등장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연결된다. 그야말로 볼거리 천지다.
특히 동물원과 식물원은 남녀노소 즐기기 좋아 봄날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제격이다.
◆비건 학식 등장이요~삼육대 이색 학식 인기
비건 음식을 판매하는 대학교가 있다. 삼육대학교다. 종교 규율에 따라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채식 식단을 제공한다.
삼육대 학식은 모든 메뉴에 일반 고기 대신 콩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식단을 경험할 수 있어 종교와 무관한 이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대표 메뉴는 부대찌개다. 비건음식과 부대찌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천만의 말씀. 햄과 만두 안에 들어가는 고기 전부를 콩고기로 대체하기 때문에 '비건 음식'이 맞다.
삼육대학교는 캠퍼스도 아름답다. 정문을 지나 캠퍼스로 진입하는 구간에 하늘 높이 뻗은 소나무가 늘어서서 그윽한 분위기를 풍긴다.
삼육대 신학관 주변으로는 울창한 소나무, 수줍게 피어난 진달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로 옆에 있는 100주년 기념관과 도서관, 시계탑 주변으로는 벚꽃이 피어 4월 초에는 더 아름다운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파스타 맛집으로 불러주세요~연세대
신촌에는 먹거리가 풍부하지만 연세대학교 학식은 유독 인기 있다.
연세대 학생회관 내에는 고를샘, 맛나샘 등 다양한 학생 식당이 운영되는데, 이곳은 늘 많은 이용객으로 붐빈다. 재학생뿐 아니라 외부인, 세브란스 병원 방문객까지 찾는 덕이다.
1층에 있는 맛나샘은 칼국수나 찌개류·국밥류를 판매하고 2층의 고를샘은 스파게티와 파스타를 판매하는데, 음식이 대체로 깔끔하다.
봄이 되면 연세대 교정에는 목련이 화사하게 피어난다. 특히 담쟁이덩굴이 건물을 감싸고 있는 연희관 앞쪽에 커다란 목련 나무는 대표 사진 스폿으로 꼽힌다. 목련 역시 져버린 후라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는 것이 아쉽다.
학식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교정 산책에 나섰다면 핀슨관도 한번 들러보길 바란다. 본래 윤동주 시인을 비롯한 근현대사 속 인물들이 생활했던 기숙사 건물인데, 지난 2020년 핀슨관 전체를 윤동주 기념관으로 개보수해 관람객을 받고 있다.
※데이트의 설렘에 취해 캠퍼스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것만은 반드시 명심하자. 캠퍼스 내 수업이 진행되는 시간에는 방문을 자제하고, 건물 내부는 출입하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을 위한 최소한의 '매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