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6일 공개한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 총 2361권(약 36만여 쪽)에는 지난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체결 이후 9월 29일 이선진 당시 주홍콩총영사가 친(親)중국계인사와 오시마 일본 영사로부터 중국, 북한 관계 동향에 관해 청취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이 친중국계 인사는 "중국이 한·중 수교를 결정함에 있어서 악화되고 있는 북한 경제사정과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증가되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한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이 감안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중국 입장은 한국 측에 이미 설명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국으로서는 아직도 큰 과제기 때문에 당분간은 남북 관계 진전을 감안하면서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시마 영사는 또 "한·중 수교 이후 북한 국경수비대가 북한으로 들어오는 중국 밀입국자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 북한 관계가 최악이었던 문화대혁명 때도 없었던 사건"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