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의 북핵수석대표는 오는 7일 서울에서 만나 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북핵수석대표의 대면 협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벌써 4번째다.
다만 다수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대북 '3각 공조' 강화는 중국의 역내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 측의 견제 의도가 있다고 진단한다. 외교안보 전문가 3인은 5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 같이 분석하고, 신(新)냉전체제로 이어지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총장은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가 만나 대북 정책을 논의한다고 해도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신냉전체제가 나타나는 결과만 초래할 뿐 북한의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보협력 보다는 평화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홍준일 정치평론가는 3국 공조 체제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게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 평론가는 "3각 공조 안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해 독자적으로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오히려 끌려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주도의 3각 공조가 이어지면서 중국 견제의 역할만 더 해질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박 교수는 "지난 2019년 이후 북한이 새롭게 선보인 미사일만 해도 20개가 넘는다"며 "한국이 독자적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드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미 동맹보다 한·미·일 협력을 보다 강조하고 있다"며 "내년 미국 대선에서 큰 변수가 있지 않는 이상 3각 공조 체제는 지속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