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 감독·검사 시 지배구조 중점 점검"

2023-04-04 10:30
  • 글자크기 설정

[사진=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은행 부문 감독·검사에서 지배구조 문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 이사회 면담과 상시감시·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배구조 적정성을 진단·평가하고 업계에 자율적인 ‘모범 관행’ 확산을 도모할 방침이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향후 은행권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검사 방안을 마련하고 경영실태평가에 지배구조·내부통제 관련 평가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이와 같은 움직임에 나선 것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 건전한 은행 시스템을 위해 손실 흡수능력 확충 외에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주사를 포함한 은행의 내부통제, 리스크관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효과적인 지배구조가 관건이라는 게 금감원 측의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들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형식적으로만 준수하는 등 업계에 자율적인 모범 관행이 부족하다고 본다. 금감원은 이에 더해 감독당국의 감독·검사 기능도 법 준수 여부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검사 기능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해 실효성 있는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금감원 측은 “이사회와 면담 외에 다양한 상시감시 활동과 현장검사 등을 통해 은행별 지배구조 적정성을 진단·평가할 계획”이라며 “진단 결과 나타난 미흡한 점은 개선토록 지도하고 모범사례, 국제 기준 등을 참고해 모범 관행 확산을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은행별로 1년에 한 번 이상 이사회 의장과 소통하는 ‘고위급 간담회’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이사회의 역할 강화를 도모한다. 또 검사 종료 후 혹은 연간계획에 따라 ‘상시 면담’을 통해 은행별 지배구조 취약점, 내부통제·리스크관리 등 개선을 유도한다. 아울러 은행권과 협의를 통해 이사회 구성·운영, 최고경영진 선임, 경영승계 절차 등과 관련한 모범규준을 구체화하고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은행의 재무상태, 자산 건전성, 경영진 경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핵심 감독수단인 ‘경영실태평가’도 개편된다. 금감원은 지배구조·내부통제 적정성에 대한 평가가 비중이 미미하다고 보고 이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지배구조·내부통제 관련 평가는 전체 경영실태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한 경영관리 부문 내에서도 하위항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 지배구조 관련 평가항목을 늘리고 내부통제 평가를 별도 부문으로 분리해 관련 평가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위한 이사회 역할, 내부통제 통할 기능에 대한 평가도 확대된다.

금감원 측은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세부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시행을 목표로 관련 규정 등의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12개 은행을 비롯한 13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일제 검사 결과도 이날 공유됐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총 122억6000만 달러 규모의 ‘이상외화송금거래’와 금융회사·임직원의 법규 위반 혐의를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관세청 등 당국은 우리은행 지점장 출신 A씨를 비롯해 금융권에서 총 20명을 구속기소, 1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금감원 측은 “이상외화송금 재발방지를 위해 은행과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외화 송금 시 은행의 필수 확인 사항을 표준화하고 영업점·외환사업부·유관부서의 ‘3선 방어’ 내부통제 체계 마련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은행권에서 이어지는 상생금융 지원책을 통해 연간 170만명의 차주가 총 3300억원 수준의 이자감면 효과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감원 측은 “잔액 기준 금리는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2분기 중 하향 안정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과거 금리 인상기 사례에서 잔액 기준 금리는 신규 기준 정점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은행권의 상생금융 노력 등으로 안정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