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척 없이 등장한 우즈는 드라이빙 레인지로 향했다. 연습 중인 선수들과 묵례를 하고 자리를 잡았다. 그가 왔다는 소식에 그린 재킷을 빼입은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 회장이 악수를 청했다. 공을 몇 개 치더니 코스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티잉 구역에서 티샷을 하고 두 번째 샷을 했다. 벙커에 공을 넣고 탈출을 시도했다. 그린 위에서는 차분하게 공을 굴렸다.
2021년 2월 차량 전복 사고를 당한 우즈가 등장하면서 제87회 마스터스가 무르익었다. 올해는 88명이 오거스타에 초대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63명,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18명, 아마추어 7명이다.
이를 들은 PGA 투어 베테랑 프레드 커플스는 "우리는 모두 골퍼다. LIV 골프 선수들과는 잘 지낸다"면서도 "내가 43년간 투자한 (PGA) 투어를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마음에 걸린다. 말은 줄이고 LIV 골프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불편한 표정을 짓던 커플스는 연습 라운드 질문에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커플스는 우즈, 로리 매킬로이, 김주형과 한 조를 이뤘다. "우즈와 함께하면 좋아요. 많은 것을 묻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는 정말 강하고 견고하게 쳐요. 좋아 보입니다."
김주형에게는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나는 김주형을 사랑합니다. 오늘은 우즈, 매킬로이와 함께해 흥분한 것 같아요. 그는 오늘 분위기 메이커(몰이꾼) 역할을 했어요. 우즈와 매킬로이 모두 김주형을 사랑합니다."
라운드 종료 후 김주형은 "좋은 시간을 보냈다. 우즈와 라운드한 것은 처음이다. 많은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화요일(4일)과 수요일(5일)은 연습 라운드가 이어진다. 4일 오후에는 마스터스 클럽(우승자 만찬)이, 5일에는 파3 콘테스트가 파3 코스에서 진행된다.
본 대회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이어진다. 지난해 우승자는 남자골프 세계 랭킹(OWGR) 1위 스코티 셰플러다. 한국 선수는 아직 그린 재킷을 입지 못했다. 한국 선수는 김주형을 비롯해 김시우, 이경훈, 임성재가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