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살까, 말까]"집값 더 떨어진다 vs 오른다"...줄다리기 팽팽한 아파트 시장

2023-04-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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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와 대출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급매 가격에 '내 집 마련'을 이루려는 수요가 꿈틀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급매 소진 후 집값의 계단식 상승을 기대하는 매도자와 그 반대 움직임을 포착하려는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같은 단지 내에서도 집값이 수억원씩 왔다갔다 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매수 '적기'라 보기 어렵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2일 송파구 잠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는 전용 84㎡ 기준 '20억원' 장벽을 지키려는 매도자와 매수자의 신경전이 거세다. 엘스아파트는 지난 2월 16일 전용 84㎡가 19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20억원 미만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이 아파트 전용 84㎡의 최근 거래가는 21억5000만원(3월 3일)이다. 
 
엘스 단지 내 A부동산 관계자는 "매도자들은 20억원 미만에는 거래를 안하겠다고 버티고, 매수자들은 20억원 밑으로 떨어져야 움직이겠다는 분위기"라면서 "한장(1억원)이라도 더 받으려는 자와 깎으려는 자의 줄다리기가 팽팽해 집주인 편을 들기도, 매수인 편을 들기도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20억원대 급매가 소진되면서 거래 가능한 매물도 별로 없고, 일부 올수리 매물은 호가가 23억원까지 올라가 계약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에서도 매도자와 매수자의 긴장감이 팽팽하다. 이 아파트 전용 39㎡는 지난 2월 8억원대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뒤, 3월에만 9억원대 거래가 7건이나 터지면서 최근 호가가 오르고 있다. 실제 전용 39㎡는 지난달 28일 9억8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진 뒤 최근 10억원대 중반부터 급매가가 형성됐다.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제 급매라고 나온 가격도 10억~11억원 선이고, 일부 고층은 13억원대 매물도 있다"면서 "폭락 직전 가격을 거의 회복해 수요자들도 쉽사리 매수 결정을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동구 대단지 고덕그라시움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2일 12억8400만원에 거래된 뒤 같은달 20일에는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비슷한 시기의 거래가가 2억원 가까이 차이 나면서 수요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라시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둔촌주공 완판 여파와 신축 대단지라는 장점 때문에 매수 문의는 하루 3~4건 꾸준히 있다"면서도 "다만 사겠다는 사람은 13억~14억원을 부르는데 팔겠다는 사람은 죽어도 15억원 밑으로는 안된다는 분위기라 관망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시장 지표도 혼조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1월 20.9에서 2월 25.1, 3월 26.7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3월 강남 11개구 매수우위지수는 30을 기록해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30선을 회복했다. 다만 거래 가능한 서울 아파트 매물은 늘어나는 추세다. 매물 적체가 심화되면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에서 거래가 가능한 아파트 매물은 6만1624건으로 전달(3월 2일 기준, 5만6615건) 대비 8.9% 늘었다. 광진구(15.9%), 서초구(13.2%), 중구(12.3%), 서대문구(10.1%), 용산구(9.5%) 등 강북구(-2.8%)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전월대비 매물이 큰 폭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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