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웨이퍼 수율까지 엑셀로 제출"…깐깐해지는 반도체 지원법

2023-03-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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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부 관계자 "납세자 세금 허투루 쓰지 않을 것"

 

삼성전자가 양산에 돌입한 차세대 GAA 기반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시제품.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3나노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반도체지원법(CHIP ACT) 보조금을 신청하는 기업에 수익 예측 전망과 산출 방식을 검증할 수 있는 엑셀 파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시설 공개에 이어 반도체 예상 수율 등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까지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다. 가드레일, 이익공유 등 독소조항 평가를 받는 항목에 영업 기밀까지 요구하는 등 보조금 심사가 더욱 깐깐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재무제표를 사용해 반도체 지원법 평가를 할 것"이라며, 이는 "프로젝트 실행 가능성, 재무 구조, 경제적 수익 및 위험을 평가하고 잠재적 반도체 지원 규모와 유형을 조정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앞서 재무제표를 통해 지원법 신청 기업들을 심사한다고 안내했으나, 세부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무부는 신청서에 사용할 구체적인 재무 모델 양식도 발표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웨이퍼의 양부터 가격 변동 예측 전망까지 자세하게 기입하고 이에 따라 수익 예측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여기에 예상 웨이퍼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 비율)까지 요구했다. 웨이퍼 수율은 영업 기밀에 해당한다는 것이 반도체 업계의 중론이다. 

상무부는 이런 내용을 단순 문서가 아니라 엑셀로 제출하라고 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지원법의 취지에 맞게 사업이 진행되는지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WSJ는 "이 같은 엑셀 제출은 반도체 지원법 초과 이익 공유의 검증을 위한 자료로 사용된다"며 "초과 이익 공유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반도체 지원법의 매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조항으로서, 업계 관계자들이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재무 모델 가이드라인은 사모펀드와 투자은행, 기술 업계의 전직 임원들로 구성된 반도체법 프로그램 재무팀이 마련했다. 해당 팀은 사모펀드 회사인 KKR 출신 토드 피셔 이끌고 있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케빈 퀸 전 뉴저지 경제개발청 이사회 의장도 재무팀에 합류했다. 

상무부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기업들과 상대할 수 있도록 재무 이해도가 높은 인사들로 팀을 구성하고 있다"며 "이 제도는 합리적인 재무 계획을 만들어 납세자의 돈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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