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 개장했다. 다만 외환시장은 SVB 파산의 파급효과,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상황을 지켜보며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원 낮은 1317.0원에 개장했다. 전 거래일인 10일 원·달러 환율은 일본은행(BOJ) 금융완화정책 유지 발표에 따른 엔화 약세,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증가세 등에 힘입어 장중 한때 연고점인 1329.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오후에 수출기업 매도물량 등이 상단을 제한하면서 상승세가 꺾인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VB 사태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작아진 것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단기 고점을 확인한 수출업체 등이 공격적인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을 하락세로 유인할 수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업체 결제수요,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에 따른 외국자본의 증시 이탈 등이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2월 CPI를 무시할 수 없어 외환시장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외환시장이 숨을 고르면서 SVB 사태의 파장을 지켜보면서 횡보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SVB 사태로 인해 2월 CPI가 높게 발표되더라도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SVB 사태 확산 시 달러 강세 압력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당분간 외환시장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관망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