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과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그동안 줄어들었던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다. 최고가 대비 30% 이상 빠진 급매 등이 나오자 경기와 인천 지방 등에 거주하는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다시 한번 꿈틀대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매수비중은 29.1%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18.67%)보다 10.5%p나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1월 23.7%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수 비중은 줄곧 20% 안팎을 유지하다가 10월 18%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지난해 11월 22.1%, 12월 36%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서울 아파트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외지인 매수는 실거주가 아니라 투자로 평가된다. 최근 급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호가가 조금씩 오르는 등 이른바 저점이 확인되며 투자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는 매매거래량 증가와 집값 하락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0월 559건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11월 730건, 12월 836건으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1월 매매건수는 1421건으로 7개월 만에 네 자릿수 거래량을 기록했다. 매매가격 또한 2월 초 이후 4주 연속 하락폭을 줄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미분양이 급증하는 등 지방의 침체 국면이 장기화하다 보니 외지인들이 서울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지가 괜찮은 서울 아파트 가격도 최고가 대비 수억원 빠지는 등 급락하며 자본이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고가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한 거래가 잇따른 인천 송도도 상황이 비슷하다. 외지인 매수 비중이 늘어나고 거래량도 늘고 있다. 연수구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중은 지난해 10월 29.7%까지 떨어졌다가 11월 33%, 12월 33.8%에 이어 올해 1월 34.2%로 석 달 연속 상승했다. 거래량 또한 10월 123건에서 1월 202건까지 늘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집값 반등기까지는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지역은 거래가 급매 중심으로 이뤄지며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반등 거래가 아직 많지 않고, 추가 금리 인상 등 이슈가 남아있어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