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업계에서는 두산테스나가 향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혹은 패키징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인 김도원 두산테스나 사장 이력과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을 확대한 것을 감안하면 설비 확충 이외에도 M&A를 통해 투트랙 성장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4월 두산그룹에 편입된 이후 차입금 규모가 오히려 늘었다.
두산그룹에 편입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말 두산테스나 차입금 규모는 총 2246억원이었으나 지난해 9월 말에는 2606억원으로 6개월 만에 360억원(16.01%) 늘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1857억원에서 2371억원으로 514억원(27.7%) 확대됐다.
두산테스나가 이 기간 차입한 자금에 대한 이자비용을 살펴봐도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두산테스나 금융(이자) 비용은 지난해 누적 3분기까지 61억원으로 2021년 누적 3분기 이자 비용인 43억원 대비 41.86% 늘어났다.
반면 경쟁사는 이자 비용을 우려해 차입금 규모를 크게 줄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리노공업은 총 차입금을 각각 55.72%와 13.57% 줄였다.
두산테스나에서는 설비 확충을 위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5월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신규 도입하기 위해 1203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산테스나가 향후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순 설비 확충을 위해 고금리를 감수하고 차입금을 늘리지 않았으리라는 시각에서다.
아울러 지난해 9월 두산테스나를 이끌게 된 김 사장 이력을 감안해 MA& 추진을 관측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김 사장은 2021년 두산그룹에 합류하기 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에너지·산업재 관련 기업에 대한 M&A와 컨설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테스나를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박 회장은 두산테스나를 연평균 20%씩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서는 M&A를 통해 퀀텀 점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 뒤늦게 진출했기에 신속하게 선두권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M&A가 필수적"이라며 "두산테스나와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후공정 테스트나 패키징 분야에서 추가적인 MA&를 검토해야 할 시점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