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가정보원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과 합동으로 북한 사이버공격 위협 실태를 알리고 이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보안 권고문을 발표했다. 양국 정보기관이 합동 보안 권고문을 발표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최근 외화벌이와 금전탈취 목적으로 세계 각국 의료·보건 등 분야 주요 기관을 겨냥한 악의적 사이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공격 주체를 감추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랜섬웨어(ransomware)’와 가상자산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다. 랜섬웨어는 해커가 타인의 컴퓨터를 장악해 데이터를 무단 암호화하거나 정상적인 사용자의 시스템 접근을 차단하고, 정상화 명목으로 금전 대가를 요구하는 악성코드다.
이번 권고문에 따르면, 북한과 북한 연계 해커 조직은 위장 도메인·계정을 만들고 가상사설망(VPN)으로 해킹 대상 기관의 전산망을 공격한다. 랜섬웨어를 포함한 각종 악성코드로 시스템을 파괴·변조·암호화하고 정상화를 조건으로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을 요구한다. 감염 피해 기업·기관이 이 요구에 응해 지불한 암호화폐는 북한의 국가 우선순위와 목표 달성에 쓰인다. 암호화폐를 지불해도 데이터·시스템 복구는 보장되지 않는다.
국정원 관계자는 “한·미 정보기관 합동 사이버 보안 권고문 발표는 증가하는 북한의 악의적 사이버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며 “국정원은 앞으로도 사이버공격 피해 예방과 선제 대응을 위해 유관국가·기관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