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전기자동차 생산에 필수인 희토류 채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웨덴이 유럽 최대 규모의 희토류 광산 채굴을 서두르는 등 서방이 역내 희토류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최근 보도했다.
특히 희토류는 전기차 생산에 필수 소재이다. EU는 2025년부터 휘발유·디젤차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 앞으로 희토류 수요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위원장이 전기차 배터리의 주재료인 리튬이 “석유와 가스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리튬은 희토류의 일종이다. EU에 따르면 리튬 수요는 2030년에 현재 소비량의 18배, 2050년에 60배로 급증한다.
최근 스웨덴 광산회사 LKAB는 스웨덴 북부 지방에서 희토류 산화물이 약 100만톤(t) 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광산을 발견했다. LKAB는 올해 중 조사를 위한 채굴 허가 등을 관련 당국에 신청할 계획이다.
프랑스 광물 대기업 이메리스는 작년 10월에 프랑스 중부에서 리튬 채굴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2028년부터 연 3만4000t을 생산할 계획이다. 해당 광산은 고비용으로 인해 방치돼 왔으나 리튬 가격이 급등하면서 채굴이 가능해졌다.
미국 정부도 공급망 강화의 일환으로 리튬 채굴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네바다주 리튬 채굴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 호주 광산업체 아이어니어에 최대 7억 달러(약 8700억원)를 대출하기로 했다. 에너지부가 리튬 채굴 프로젝트의 대출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너지부는 네바다주 리튬 광산 개발을 통해 매년 37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리튬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방의 희토류 채굴에 의문을 제기한다. LKAB 최고경영자(CEO) 얀 모스트롬이 “(희토류 공급에) 통상 최소 10~15년 걸린다”고 언급했듯,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웨덴의 희토류 광산을 지목하며 개발에 걸리는 시간, 규모,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비춰 과도한 기대감에 의문을 제기했다. LKAB가 희토류 광산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 이미 농지와 마을 등이 있어 실제 개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더구나 유럽이 희토류를 채굴하더라도 처리 능력이 부족해 중국 의존도를 끊어내기는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