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7시 기준 서울 온도는 영하 17.3도까지 떨어졌다. 이는 올해 최저 기온으로, 기상청에 따르면 1904년부터 지금까지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7도 이하로 내려간 적은 173일에 불과하다. 그나마 2000년대 들어서는 총 9일 뿐이다. 거센 한파에 우리나라 최남단인 마라도까지 영하 신세를 면치 못했다.
앞서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전날에는 한파와 강풍으로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총 466편의 항공편이 결항하고 4만여 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한파에 떠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북경일보 등 중국 매체들이 중국 기상당국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오전 베이징의 최저 기온은 영하 16.7도를 기록했다. 이는 1월 하순 기온으로는 1978년 1월28일(당시 영하 15.4도) 이후 45년래 최저 기온이다.
일본에도 10년 만의 한파가 들이닥쳤다. 재팬투데이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일본에 더욱 많은 양의 폭설과 강풍이 예보된 가운데 일본 기상당국은 도로 결빙 등으로 교통 혼잡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북단 홋카이도부터 남서부인 규슈에 이르기까지 일본 내 많은 지역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이에 전일본공수항공과 일본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200편 이상의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고 고속열차 신칸센의 일부 지역 운행도 중단됐다.
일본 기상당국은 강한 한기가 26일까지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지역은 기온이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일본 북부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최대 90센티미터(㎝)에 달하는 눈이 내리고, 최대 시속 126킬로미터(㎞)에 달하는 강풍이 불 것이라고 예보했다. 앞서 전날에는 비교적 남부에 위치한 도쿄에서 올 겨울 들어 첫 눈이 내리기도 했다.
이는 홋카이도 근처에 있는 저기압이 강한 한기를 몰고 오면서 일본 상공의 대기 여건이 매우 불안정해진데 따른 것이라고 기상당국은 설명했다. 다만 이번 한파와 기후 변화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일본 기상당국의 한 관계자는 “단 며칠 동안의 기상 사건을 수십년 간에 걸쳐 일어나는 기후 변화에 연결시키기는 어렵다”고 닛케이아시아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극의 얼음이 녹아 아시아 및 유라시아에 한파를 몰고 왔다는 일부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아직 연구 단계일 뿐”이라며, 해당 결과를 기상 예보에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