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깊이 사과드린다"라면서도 전당대회 출마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나 전 의원의 사과는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것이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주장해 대통령실과 정면 충돌한 지 3일 만이다.
나 전 의원 측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 보내는 공지문을 통해 "최근 저의 발언, 특히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성공적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의힘이 되는 그 길을 당원동지 여러분과 늘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의 출마 의지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이 발표된 뒤 기자들에게 "출마와 관련된 스탠스(입장) 변화는 전혀 없다"고 전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한 셈이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러기 위해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같은 날 "나 전 의원의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김 실장은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 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먼저 대통령께서는 누구보다 여러 국정 현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시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을 향한 비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명은 나 전 의원을 향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 행위" 등의 표현을 쓰며 거칠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