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집값, 강남 넘보나...강남 vs 강북 치열한 부촌 경쟁

2023-01-1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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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용산과 강남이 '서울 최고 부촌' 타이틀을 쟁취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축+대단지'로 무장한 강남 아파트 시세를 최근 용산구 구축 아파트가 앞지르는 현상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강남은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금이 떨어지는 반면 용산은 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해 각종 개발 호재가 쏟아지면서 가격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준공 9년 차 아파트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첼리투스' 전용 124㎡는 지난달 1일 24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동일 면적 전세 거래는 지난해 5월 28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하향 추세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만 24억~25억원대 거래 3건이 동시에 체결되며 가격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강남구 신축 아파트 전세 시세와 비슷하다. 2021년 준공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118㎡는 지난해 5월 24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뒤 현재 22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디에이치자이개포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년 전만 해도 이 일대 신축이 뜸해 40평형대 전세금이 30억원대에 형성됐던 단지"라며 "저층 급매는 21억원대까지 나와 있다"고 말했다. 
 
오는 3월 입주를 시작하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 자이'(3375가구)도 입주를 앞두고 전세금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전세 기준 현재 전용 84㎡ 시세는 9억8000만~14억원, 전용 132㎡는 21억~25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반면 용산구 한강자이(2003년 준공) 전용 134㎡는 지난해 6월 27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뒤 현재 23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집값은 1990년대 초반까지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보다 높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는 강남구에 추월당한 데 이어 2000년에는 서초구와 송파구에도 역전당했다. 그러다 미군기지 이전, 용산공원 개방에 이어 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전, 용산 정비창·유엔사 부지 개발, 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호재를 바탕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용산구 아파트 1㎡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2037만원으로 1년 전인 2021년 12월(1764만원) 대비 15.5%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강남구 1㎡당 평균 매매가격은 2513만원에서 2704만원으로 7.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용산구 상승률이 강남보다 2배 이상 높았던 셈이다. 이 기간 1㎡당 전세금도 용산구는 1%(892만→901만원) 상승한 반면 강남구는 4.6%(1254만→1197만원)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2024~2025년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착공하고 주변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향후 용산구가 강남구와 서초구 집값을 따라잡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셋값은 실거주 가치를 그대로 투영하기 때문에 용산구가 강남보다 하방 경직성이 높다면 반등기 때는 강남보다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면서 "2000년 이후 중단된 용산개발계획이 20년 만에 제자리를 찾으면서 강남과 용산 간 부촌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 개발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30년부터는 여의도와 강남 스카이라인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용산의 입지적 장점이 부각돼 대한민국 부동산 '부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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