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아르헨티나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미겔 페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와 만나 양국 간 금융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양국 중앙은행 총재는 양국 간 1300억 위안(약 23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중 350억 위안(약 6조원)을 아르헨티나 외환 안정화 정책에 사용하기 위해 발동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아르헨티나와 중국 중앙은행 총재는 두 기관 간의 통화스와프 거래가 활성화됐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아르헨티나 시장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는 외화가 부족해 위기가 닥쳤을 때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교환(swap)하는 외환거래다. 외화가 바닥났을 때 상대국 통화를 빌려 쓰는 일종의 외화 안전판이다.
로이터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무역 비용과 향후 부채 상환을 충당하기 위해 외환보유고 재건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외환보유고를 확보하는 것이 IMF와 외채 거래의 핵심 목표"라고 짚었다.
사실 중국이 통화스와프로 자국 물건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게 하는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환율 방어를 위해 350억 위안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특별 대우를 해준 것은 아르헨티나가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참여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아르헨티나 경제매체 암비토가 분석했다.
보통 통화스와프는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종료되지만 중국 당국은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계약을 연장하고 있다. 외화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 고금리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이를 통해 급한 외화 부채를 갚도록 하는 식이다. 2021년 기준 중국은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등 40여개국과 약 4조 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 중 20여개 국가가 일대일로 참여국가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