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이마트가 연초 회사채 시장 공급 부담 우려에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KT는 1500억원 모집에 3조원 가까이 주문이 몰렸고 이마트도 2000억원 모집에 1조1750억원을 끌어모았다. 자금시장 불안으로 연말 회사채 발행이 급감한 상황에서 연초 회사채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예년 대비 발행 예정 물량이 많은 상황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예측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AAA)는 이날 총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KT는 2년물 400억원, 3년물 700억원, 5년물 400억원으로 트렌치를 구성했다. 공모희망금리로는 개별 민평금리에 '-30bp~+30bp'가 제시됐다.
KT의 수요예측 흥행은 예견된 결과였다. 앞서 지난해 12월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SK텔레콤(AAA)도 흥행에 성공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2500억원 규모 SK텔레콤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총 1조935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SK텔레콤은 수요예측 흥행을 바탕으로 언더발행에 성공, 발행 규모도 3100억원으로 확대했다.
같은 날 이마트(AA)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이마트가 구성한 트렌치는 2년물 500억원, 3년물 1500억원 등 총 2000억원이다. 공모희망금리는 개별 민평에 '-30bp~+50bp'였다. 이날 이마트 수요예측에는 총 1조1750억원이 몰렸다. 기간별 주문은 2년물 3700억원, 3년물 8050억원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 1월은 연말 북클로징을 했던 기관들이 신규 채권을 공격적으로 쓸어담는 호황기"라며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지난해 말 채권 신규 발행이 사실상 실종됐던 만큼 채권에 대한 높은 수요가 양사 수요예측 흥행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KT와 이마트의 약진에 힘입어 5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LG유플러스(AA)와 포스코(AA+)도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2년물 500억원과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총 2000억원, 포스코는 2년물 500억원과 3년물 2000억원, 5년물 1000억원 등 총 3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LG유플러스 공동대표주관사 관계자는 "같은 통신업인 SK텔레콤과 KT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고 현재 회사채 수요도 풍부한 상황인 만큼 LG유플러스의 수요예측도 흥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월말이 다가올수록 회사채 수요예측은 옥석 가리기 장세로 변화할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채 발행 예정 물량이 예년 대비 많은 반면 수요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1월 수요예측 예정 물량은 약 3조5000억원으로 2조~3조원이던 예년 대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연초 회사채 수요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발행 물량 증가로 인해 결국 회사채 시장 강세가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