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IT서비스 회사인 GS ITM이 고객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고 있다. 자체 연구개발(R&D)·디자인 전문가 역량을 녹인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제휴 파트너 기술을 중심으로 급성장 중인 기업 디지털 전환 시장을 공략한다. 기업 핵심 자산인 ‘사람’과 ‘IT시스템’을 다루는 인재관리(HR)와 IT서비스관리(ITSM) 솔루션에 유통·화학·제조·금융 등 업종 전문성과 이용자 편의성이라는 차별화 가치를 담아 제안해 시장 입지와 전사 이익을 키울 계획이다. 아주경제는 B2C 서비스·플랫폼 기업인 네오위즈, SK컴즈, 네이버, 일본 라인과 NHN 등에서 IT기획 책임자와 기술 경영 임원으로 활약하다 GS ITM의 변신을 이끌고 있는 정보영 대표(부사장)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
-B2C 업계 경력이 긴데, 어떤 목표를 가지고 전혀 성격이 다른 B2B IT서비스 회사에 합류했는지.
“GS ITM은 GS그룹 IT 파트너인데, 달리 얘기하면 그룹 바깥의 대외 사업이나 IT서비스 비즈니스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던 상황이다. 기존 사업을 잘 영위하는 동시에 대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제가 (2019년 초 사업총괄 전무로) 합류하게 됐다. 과거 IT서비스가 기존 고객을 지향하는 업무였다면 이제 (모든 고객을 아우르는) 플랫폼 성격으로 전환하는 시점이 됐다. 클라우드 전환이 화두가 될 때여서 GS ITM을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임무를 받고 왔다. 오고 나서 보니 구성원들에게 (변화 방향에 맞는) 업무 숙련도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3년 정도 조직을 재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 고객이 우리를 처음 대면하는 (솔루션) 첫 화면, UI와 UX를 담당하는 전문 조직으로 30여명 규모 디자인 센터를 만들었고 기술 역량을 제품화하기 위한 연구개발(R&D)센터를 신설했다. 그 결과물이 작년 SaaS 형태로 출시됐고 제 합류 당시 미션을 실행하는 데 이제 속도가 붙는 상황이다.”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꾀하면서 SaaS 사업에 두드러지게 힘을 쏟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룹사뿐 아니라 여러 대외 구축(SI)·운영(SM)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업종에서 특성과 요구사항을 잘 이해하게 됐기 때문에 SaaS도 잘할 수 있다고 본다. 기성 솔루션 개발 회사 가운데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에 올리면 그게 바로 SaaS라는 것처럼 얘기하는 곳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소프트웨어 개발보다, 서비스로서 SaaS를 운영하는 게 훨씬 큰 일이다. 실제 SaaS는 개발 단계부터 보안성을 갖추고, 품질관리(QA) 절차를 통과하고, 운영하면서 그 데이터를 운영자, 관리자가 접근할 수 없게 하고, 접근하더라도 기록을 남기게 하고, 시스템에 방화벽을 구성하거나 망 분리 환경에 있는 PC가 접근하게 할지, 이런 온갖 것을 고려해야 한다.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가 이걸 위해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다고 본다. (업의 개념이) SaaS 회사로 넘어가는 순간 조직력과 전문성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솔루션 회사는 소프트웨어 제품 하나로 여러 고객이 쓸 수 있도록 재사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얘기한다.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 식당에 온 손님들이 같은 음식을 먹어도 물을 더 달라거나 어떤 반찬을 더 달라거나 어느 자리에 앉겠다거나 이런 것으로 원하는 ‘서비스’가 100명이면 그 100명이 모두 서로 다르다. 손님이 입구에 들어섰을 때 잘 갖춘 인테리어를 시작으로 조리환경 위생과 음식의 맛은 물론이고 영양도 철저히 챙기고 그가 일어나 나가면서 ‘내가 서비스를 잘 받았구나’ 느끼게 하는 것이 SaaS다.”
-‘유스트라(U.STRA)’라는 클라우드 SaaS 브랜드를 만들고 HR와 ITSM 솔루션을 출시했는데, 이 두 가지 분야를 우선 공략하기로 한 이유는.
“범용성을 띠는 SaaS 솔루션 영역이 어딜지 많이 고민했다. 우리가 과거 그룹사 HR와 ITSM 시스템 개발 경험을 많이 축적했고 기업에서 가장 비싼 자원이 ‘사람’, 그 다음이 ‘IT인프라’라는 판단에서 이 둘을 혁신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했다. 모든 기업이 지난 3년 간 디지털 전환을 외쳤는데 사람이 바뀌지 않아 대부분 실패했고 최근 들어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예산마저 축소하는 곳이 많았다. 우선 (조직이) 사람을 어떻게 관리하고 돌볼지가 관건인데 그 방식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기존 HR 시스템은 가장 비싸고 소중한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 연말정산, 급여정산을 출력하고 출산·육아 가정이 있는 직원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향이 있었다. 평상시 관리자나 직원들이 누가 어떤 형태로 근무하고, 오늘 몇 명이 출근하고 코로나19에 얼마나 걸려 있는지, 이런 질문을 하면 각 사업본부나 조직에 일일이 물어야 했다. 사람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HR를 우선 선정했다. 그 다음으로 IT인프라가 비싼 자원이어서 ITSM도 선정했다. 자본이 넉넉한 기업은 IT인프라를 이중화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필요할 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불필요할 때 쓰지 않는 방식이 흔해지는 날이 오고 있다. IT 조직은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최적 비용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눈에 띄지 않는 현황을 가시화해야 한다. 중앙에서 회사가 어떤 클라우드를 쓰는지, 비용과 자원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보고, 필요시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지속적인 개발과 통합(CI/CD) 프로세스로 배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ITSM 전략이자 방향이다.”
-SaaS 솔루션 사업자가 이미 많은데…차별화 방안을 포함한 사업 전략 방향성을 알고 싶다.
“기업에서 중요하고 비싼 자원 두 가지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 HR와 ITSM을 선정한 것이고 우리는 이를 상호 연동할 것이다. 이들과 앞으로 출시할 SaaS를 모두 연결하고, 외부 솔루션과도 오픈 API를 통해 연동하고, 이미 고객사에 구축된 내부 시스템과도 연동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강점으로 삼고자 한다. ITSM은 ‘전사 서비스 관리(ESM)’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인데, 예를 들어 기업에 (보직이동, 휴직, 퇴사 등) 인사발령이 나오면 당사자가 프로세스를 밟을 때 이를 HR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과 현장에서 문제 없이 일이 돌아가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퇴사 등으로 실제 권한이 없는데 업무 시스템 계정이 살아 있어 내부 데이터, 개인정보 등에 접근하는 등 권한을 악용한 사례가 있지 않나. 이는 해당 계정으로 IT인프라를 처리하는 권한까지 고려해 ITSM과 연계돼야 한다. 다른 예를 들면 재택근무를 시행할 때 업무용 PC를 반출하면 원격 접속 시 회사 기밀 시스템에는 접근이 차단되거나 해야 하는데, 이처럼 시스템 접근 권한과 어떤 기능을 실행하는 것에 대한 제약과 승인이 구성원의 인사 관련 정보와 ITSM을 연동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철학이 반영된 게 우리 솔루션의 강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디자인센터를 통해 UI/UX에도 차별성을 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IT서비스 기업의 제품이 무겁고 고루하다는 편견에 맞서서, 가장 편리한 형태로 기능과 디자인을 구현했다. 또 다양한 시장 요구사항을 커스터마이즈해 대응하고 있다. 기존 IT서비스 사업이 대기업 대상의 100% 맞춤형 서비스라면, GS ITM의 솔루션 사업은 범용성과 커스터마이징을 적절히 배합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두루 포괄한다.”
-SaaS 사업 성장을 위해 준비 중인 것이 있는지, 유통, 정유, 화학 등 GS그룹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경쟁력을 어떻게 활용하려고 하는지 설명해 달라.
“GS그룹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 포털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다. SA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에 있는 자료와 그에 연동하는 레거시 시스템의 재무회계 정산 데이터를 모아 하나의 대시보드 형태로, 각 프로젝트와 원가 관련 내용을 도식화해 보여 주고 (의사결정권자가)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외부 고객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최근 제도적으로 내부 회계관리시스템에 대한 접근 권한 관리 강화 요구도 나오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도 있고 이 경험을 활용한 SaaS 상품화도 기획하고 있다. 앞서 선보인 HR SaaS 솔루션 성과로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수주잔고를 50억원 정도 달성했고 우리가 대응을 다 못 해서 미처 수주를 못 할 만큼 많은 상담 문의를 받고 있다. 올해 SaaS를 도입하는 제조, 금융 등 산업 특성에 맞는 업종별 표준 서비스 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점차 각 산업 도메인에서 솔루션 재사용성을 높이고 매출 대비 이익률을 현재 20% 수준에서 30%, 4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더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HR SaaS에 이어 올해 ITSM SaaS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경비 지출·결재(e-Accounting) 분야와 상거래(e-Commerce) 분야 솔루션도 연내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작년까지 제품 출시와 공급 사례를 만들고 기초적인 매출을 일으키고 고객을 확보했다면, 올해는 더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는 과정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전체 이익 가운데 30%를 SaaS에서 만들고 싶다. 일본에선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수준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국내에서 검증된 플랫폼을 들고 2024년경 진입해 보려고 한다.”
-작년 하반기 일본 진출을 위해 한국과 일본 현지 소재 여러 기업과 손잡았는데, 무엇을 기대하나.
“해외 시장으로 일본 진출을 구상한 것은 일본에서 10년을 지내면서 알게 된 현지 IT 회사들이 있고 한국에서 개발한 네이버, 라인의 서비스를 현지화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제 커리어와 관련이 있다. 일본에 진출했다가 실패하는 한국 기업이 많은데, 저는 빠른 시간 내에 일본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경로와 방법을 경험적으로 많이 안다고 자부한다. 솔루션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번역 담당자를 시켜서 표기 언어와 문구만 바꾼다고 현지화를 했다고 할 수는 없다. 이용자가 실제로 쓰는 용어가 들어가야 한다. 그런 내용과 절차를 만들고 매뉴얼화해 관리해야 하는데, 국내 솔루션 회사는 해외 출시 제품 버전을 올려도 매뉴얼 버전을 맞춰 올리지 않는다. 장애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인맥을 동원해 대처하거나 시간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그런데 일본은 장애 관련 이력이나 명세조차 매뉴얼에 그대로 나와 있고 솔루션 공급 업체와 고객사 간 ‘약속된 플레이’가 이뤄지길 기대하는 시장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파트너 솔루션 회사를 현지에 소개하고 시장 상황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면서 호응을 얻었고, 이들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좋은 기회가 됐다고 느꼈다. 우리는 한국 파트너사가 준비 없이 일본에 갔다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돕고 이후 수익 발생 시 도움을 준 부분에 대해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가 플랫폼 회사로 가기 위한 일종의 ‘씨 뿌리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정보영 GS ITM 대표는
▷GS ITM 대표이사(부사장)
▷GS ITM 사업총괄 / 전무
▷日本 NHN JAPAN 기술위원
▷日本 NHN Techorus CTO(부대표)
▷日本 NHN JAPAN CTO(이사)
▷日本 LINE IT Service 센터장(이사)
▷NAVER/NBP 일본검색 ITService총괄(이사), Global IT IT기획팀장
▷SK커뮤니케이션즈 시스템기술그룹장, 기술혁신TF 팀장(부장)
▷네오위즈 IT기획실 실장
-B2C 업계 경력이 긴데, 어떤 목표를 가지고 전혀 성격이 다른 B2B IT서비스 회사에 합류했는지.
“GS ITM은 GS그룹 IT 파트너인데, 달리 얘기하면 그룹 바깥의 대외 사업이나 IT서비스 비즈니스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던 상황이다. 기존 사업을 잘 영위하는 동시에 대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제가 (2019년 초 사업총괄 전무로) 합류하게 됐다. 과거 IT서비스가 기존 고객을 지향하는 업무였다면 이제 (모든 고객을 아우르는) 플랫폼 성격으로 전환하는 시점이 됐다. 클라우드 전환이 화두가 될 때여서 GS ITM을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임무를 받고 왔다. 오고 나서 보니 구성원들에게 (변화 방향에 맞는) 업무 숙련도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3년 정도 조직을 재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 고객이 우리를 처음 대면하는 (솔루션) 첫 화면, UI와 UX를 담당하는 전문 조직으로 30여명 규모 디자인 센터를 만들었고 기술 역량을 제품화하기 위한 연구개발(R&D)센터를 신설했다. 그 결과물이 작년 SaaS 형태로 출시됐고 제 합류 당시 미션을 실행하는 데 이제 속도가 붙는 상황이다.”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꾀하면서 SaaS 사업에 두드러지게 힘을 쏟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룹사뿐 아니라 여러 대외 구축(SI)·운영(SM)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업종에서 특성과 요구사항을 잘 이해하게 됐기 때문에 SaaS도 잘할 수 있다고 본다. 기성 솔루션 개발 회사 가운데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에 올리면 그게 바로 SaaS라는 것처럼 얘기하는 곳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소프트웨어 개발보다, 서비스로서 SaaS를 운영하는 게 훨씬 큰 일이다. 실제 SaaS는 개발 단계부터 보안성을 갖추고, 품질관리(QA) 절차를 통과하고, 운영하면서 그 데이터를 운영자, 관리자가 접근할 수 없게 하고, 접근하더라도 기록을 남기게 하고, 시스템에 방화벽을 구성하거나 망 분리 환경에 있는 PC가 접근하게 할지, 이런 온갖 것을 고려해야 한다.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가 이걸 위해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다고 본다. (업의 개념이) SaaS 회사로 넘어가는 순간 조직력과 전문성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솔루션 회사는 소프트웨어 제품 하나로 여러 고객이 쓸 수 있도록 재사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얘기한다.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 식당에 온 손님들이 같은 음식을 먹어도 물을 더 달라거나 어떤 반찬을 더 달라거나 어느 자리에 앉겠다거나 이런 것으로 원하는 ‘서비스’가 100명이면 그 100명이 모두 서로 다르다. 손님이 입구에 들어섰을 때 잘 갖춘 인테리어를 시작으로 조리환경 위생과 음식의 맛은 물론이고 영양도 철저히 챙기고 그가 일어나 나가면서 ‘내가 서비스를 잘 받았구나’ 느끼게 하는 것이 SaaS다.”
-‘유스트라(U.STRA)’라는 클라우드 SaaS 브랜드를 만들고 HR와 ITSM 솔루션을 출시했는데, 이 두 가지 분야를 우선 공략하기로 한 이유는.
“범용성을 띠는 SaaS 솔루션 영역이 어딜지 많이 고민했다. 우리가 과거 그룹사 HR와 ITSM 시스템 개발 경험을 많이 축적했고 기업에서 가장 비싼 자원이 ‘사람’, 그 다음이 ‘IT인프라’라는 판단에서 이 둘을 혁신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했다. 모든 기업이 지난 3년 간 디지털 전환을 외쳤는데 사람이 바뀌지 않아 대부분 실패했고 최근 들어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예산마저 축소하는 곳이 많았다. 우선 (조직이) 사람을 어떻게 관리하고 돌볼지가 관건인데 그 방식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기존 HR 시스템은 가장 비싸고 소중한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 연말정산, 급여정산을 출력하고 출산·육아 가정이 있는 직원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향이 있었다. 평상시 관리자나 직원들이 누가 어떤 형태로 근무하고, 오늘 몇 명이 출근하고 코로나19에 얼마나 걸려 있는지, 이런 질문을 하면 각 사업본부나 조직에 일일이 물어야 했다. 사람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HR를 우선 선정했다. 그 다음으로 IT인프라가 비싼 자원이어서 ITSM도 선정했다. 자본이 넉넉한 기업은 IT인프라를 이중화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필요할 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불필요할 때 쓰지 않는 방식이 흔해지는 날이 오고 있다. IT 조직은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최적 비용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눈에 띄지 않는 현황을 가시화해야 한다. 중앙에서 회사가 어떤 클라우드를 쓰는지, 비용과 자원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보고, 필요시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지속적인 개발과 통합(CI/CD) 프로세스로 배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ITSM 전략이자 방향이다.”
-SaaS 솔루션 사업자가 이미 많은데…차별화 방안을 포함한 사업 전략 방향성을 알고 싶다.
“기업에서 중요하고 비싼 자원 두 가지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 HR와 ITSM을 선정한 것이고 우리는 이를 상호 연동할 것이다. 이들과 앞으로 출시할 SaaS를 모두 연결하고, 외부 솔루션과도 오픈 API를 통해 연동하고, 이미 고객사에 구축된 내부 시스템과도 연동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강점으로 삼고자 한다. ITSM은 ‘전사 서비스 관리(ESM)’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인데, 예를 들어 기업에 (보직이동, 휴직, 퇴사 등) 인사발령이 나오면 당사자가 프로세스를 밟을 때 이를 HR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과 현장에서 문제 없이 일이 돌아가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퇴사 등으로 실제 권한이 없는데 업무 시스템 계정이 살아 있어 내부 데이터, 개인정보 등에 접근하는 등 권한을 악용한 사례가 있지 않나. 이는 해당 계정으로 IT인프라를 처리하는 권한까지 고려해 ITSM과 연계돼야 한다. 다른 예를 들면 재택근무를 시행할 때 업무용 PC를 반출하면 원격 접속 시 회사 기밀 시스템에는 접근이 차단되거나 해야 하는데, 이처럼 시스템 접근 권한과 어떤 기능을 실행하는 것에 대한 제약과 승인이 구성원의 인사 관련 정보와 ITSM을 연동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철학이 반영된 게 우리 솔루션의 강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디자인센터를 통해 UI/UX에도 차별성을 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IT서비스 기업의 제품이 무겁고 고루하다는 편견에 맞서서, 가장 편리한 형태로 기능과 디자인을 구현했다. 또 다양한 시장 요구사항을 커스터마이즈해 대응하고 있다. 기존 IT서비스 사업이 대기업 대상의 100% 맞춤형 서비스라면, GS ITM의 솔루션 사업은 범용성과 커스터마이징을 적절히 배합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두루 포괄한다.”
-SaaS 사업 성장을 위해 준비 중인 것이 있는지, 유통, 정유, 화학 등 GS그룹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경쟁력을 어떻게 활용하려고 하는지 설명해 달라.
“GS그룹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 포털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다. SA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에 있는 자료와 그에 연동하는 레거시 시스템의 재무회계 정산 데이터를 모아 하나의 대시보드 형태로, 각 프로젝트와 원가 관련 내용을 도식화해 보여 주고 (의사결정권자가)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외부 고객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최근 제도적으로 내부 회계관리시스템에 대한 접근 권한 관리 강화 요구도 나오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도 있고 이 경험을 활용한 SaaS 상품화도 기획하고 있다. 앞서 선보인 HR SaaS 솔루션 성과로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수주잔고를 50억원 정도 달성했고 우리가 대응을 다 못 해서 미처 수주를 못 할 만큼 많은 상담 문의를 받고 있다. 올해 SaaS를 도입하는 제조, 금융 등 산업 특성에 맞는 업종별 표준 서비스 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점차 각 산업 도메인에서 솔루션 재사용성을 높이고 매출 대비 이익률을 현재 20% 수준에서 30%, 4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더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HR SaaS에 이어 올해 ITSM SaaS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경비 지출·결재(e-Accounting) 분야와 상거래(e-Commerce) 분야 솔루션도 연내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작년까지 제품 출시와 공급 사례를 만들고 기초적인 매출을 일으키고 고객을 확보했다면, 올해는 더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는 과정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전체 이익 가운데 30%를 SaaS에서 만들고 싶다. 일본에선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수준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국내에서 검증된 플랫폼을 들고 2024년경 진입해 보려고 한다.”
-작년 하반기 일본 진출을 위해 한국과 일본 현지 소재 여러 기업과 손잡았는데, 무엇을 기대하나.
“해외 시장으로 일본 진출을 구상한 것은 일본에서 10년을 지내면서 알게 된 현지 IT 회사들이 있고 한국에서 개발한 네이버, 라인의 서비스를 현지화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제 커리어와 관련이 있다. 일본에 진출했다가 실패하는 한국 기업이 많은데, 저는 빠른 시간 내에 일본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경로와 방법을 경험적으로 많이 안다고 자부한다. 솔루션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번역 담당자를 시켜서 표기 언어와 문구만 바꾼다고 현지화를 했다고 할 수는 없다. 이용자가 실제로 쓰는 용어가 들어가야 한다. 그런 내용과 절차를 만들고 매뉴얼화해 관리해야 하는데, 국내 솔루션 회사는 해외 출시 제품 버전을 올려도 매뉴얼 버전을 맞춰 올리지 않는다. 장애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인맥을 동원해 대처하거나 시간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그런데 일본은 장애 관련 이력이나 명세조차 매뉴얼에 그대로 나와 있고 솔루션 공급 업체와 고객사 간 ‘약속된 플레이’가 이뤄지길 기대하는 시장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파트너 솔루션 회사를 현지에 소개하고 시장 상황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면서 호응을 얻었고, 이들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좋은 기회가 됐다고 느꼈다. 우리는 한국 파트너사가 준비 없이 일본에 갔다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돕고 이후 수익 발생 시 도움을 준 부분에 대해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가 플랫폼 회사로 가기 위한 일종의 ‘씨 뿌리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정보영 GS ITM 대표는
▷GS ITM 대표이사(부사장)
▷GS ITM 사업총괄 / 전무
▷日本 NHN JAPAN 기술위원
▷日本 NHN Techorus CTO(부대표)
▷日本 NHN JAPAN CTO(이사)
▷日本 LINE IT Service 센터장(이사)
▷NAVER/NBP 일본검색 ITService총괄(이사), Global IT IT기획팀장
▷SK커뮤니케이션즈 시스템기술그룹장, 기술혁신TF 팀장(부장)
▷네오위즈 IT기획실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