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약 3년간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에 나선 국내 민간 기업들의 DID 기술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과 대학 등 교육기관을 포함한 민간·공공 분야에서 혁신 서비스로 확산하면서 점차 일반 이용자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일상에서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 활용 비중이 커진 가운데 오프라인 활동이 재개될 수 있는 시기에 함께 대비하는 방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니셜 앱은 올해 5월 고려대학교의료원 '모바일 진료카드 서비스' 지원 기능을 추가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을 시작으로 구로·안산병원 등에 쓰일 수 있도록 확대된다. SKT와 고려대학교는 작년 스마트캠퍼스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후 개발한 고려대 학내 학생증 서비스, 신분증 통합발급 서비스, 교우증 발급 서비스를 제공 중이기도 하다. 6월에는 이동통신 가입자용 본인확인 서비스 앱인 패스(PASS)를 개편해 SKT 고객용 패스 앱으로 지방세 납세증명, 토익성적증명 등을 발급·조회할 수 있게 했다.
◆더존비즈온·아이콘루프가 구축한 강원도 디지털 행정 통합 플랫폼 '우리도'
우리도 플랫폼은 도민 전자신분증 발급을 통한 디지털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4월 출시됐다. 80여종의 공공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행정 서비스를 종이 서류 발급·제출이나 행정기관 방문, 신분증 제출 없이 모바일에서 편리하게 신청하는 것으로 제공한다. 10월 말 발표 당시 기준 도민 10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도내 육아 기본수당, 농어업인 수당, 춘천시 일상회복지원금, 춘천시립도서관 회원증 등 공공 서비스와 복지 제도를 신청하고 이용할 수 있다.
중견 SW기업인 더존비즈온과 블록체인 전문기업 아이콘루프 등 컨소시엄을 구성한 민간 IT기업이 우리도 플랫폼 구축에 참여했다. 더존비즈온의 클라우드·빅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위하고'와 개인용 플랫폼 '나하고'를 개발·운영한 기술과 노하우, 아이콘루프의 블록체인 DID 기술이 적용됐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우리도 플랫폼 서비스에 대해 "현재 마이데이터를 통한 개인 맞춤형 알림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며 "도민 편의를 위한 기술 고도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국가 신분증 디지털화…LG CNS·라온시큐어 참여
LG그룹 계열 IT서비스 기업인 LG CNS는 정보보안 전문 기업 라온시큐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작년 6월 관련 정부 사업을 수주하면서 모바일 공무원증과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과 기반 환경 구축을 맡았다. LG CNS는 모바일 신분증 신청, 발급, 검증을 수행하는 시스템 전반을 설계하고 라온시큐어가 자체 DID 플랫폼 '옴니원(OmniOne)' 기술을 제공했다. 이를 활용해 올해 7월 말부터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27곳과 경찰서 258곳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발급되고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국민은 운전면허시험장에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제출해 스마트폰에 디지털 형태의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기존 운전면허증 갱신 또는 신규 발급 시점에는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발급을 신청하고 관련 기능이 탑재된 IC카드형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디지털 운전면허증도 발급해 쓸 수 있다. 공공기관 은행, 렌터카 업체, 공항, 병원, 편의점, 여객터미널, 통신사, 선거 등 실물 운전면허증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통용된다.
◆디지털 신뢰 뒷받침할 '블록체인 산업 진흥 전략' 추진…DID 활용처 확대 전망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2020년 KISA 선도사업에 참여한 LG CNS 컨소시엄이 블록체인 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신뢰 플랫폼을 구축했다. 미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인 자율주행차 환경에서 신원정보 관련 권한을 차량에 위임하는 개념을 구현한 '사물DID'를 승차 예약 및 배차 시스템에 적용해 운영하고 실증했다. 강원 강릉에선 DID 기술을 보유한 기업 마크애니가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챌린지 2021 본사업'에 선정된 강릉시 지역관광·상권 MaaS 통합연계서비스에 참여해 모바일 시민증 관련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부는 올해 11월 개최한 '제15회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 일환으로 디지털 시대 신뢰를 뒷받침할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블록체인 산업 진흥 전략'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블록체인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온라인 투표 시스템, 교육기관 개인 학습 이력과 자격증을 보관·제출하는 플랫폼, 공적지원금 연계 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투자한다. 각 시스템 개발에 본인확인과 연계된 DID 기술이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