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추락하면서 시가총액이 장중 5000억 달러(649조원) 아래로 무너졌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개선 대책이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정책 전환)이 나오지 않으면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50% 넘게 빠지면서 주가가 반토막났다. 지난해 주가가 한 때 400달러를 찍었던 것에 비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침체에 빠졌지만, 테슬라의 하락세는 다른 기업들보다도 극심하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은 주가가 20%가량 하락하며 테슬라보다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머스크 CEO의 '멋대로' 경영이 테슬라의 주가 폭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에 더해 "제로코로나로 인한 중국의 공장 중,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와 경영으로 투자자의 걱정이 늘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공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자동차의 수요 둔화 역시 테슬라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자동차는 경기 흐름을 타는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분류된다. 경기가 활성화되고 소비자가 여유 자금이 있을 때 소비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차량 가격 변동 상황은 테슬라 등 자동차 기업의 전망이 어둡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신차 시장의 가격 상승은 멈췄고 중고차 시장의 가격은 하락했다. 연준의 긴축 재정 여파로 자동차 가격 역시 후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는 매매 금액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상 여파를 그대로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중고차 가격은 전달 대비 2.9% 하락했다. 전달의 2.4% 하락에 이어 가격이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물가가 2%가 넘게 하락한 종목은 유가 하락 영향이 있던 에너지를 제외하면 중고차뿐이다. 신차 가격은 아직 하락하지 않았지만 가격 변동이 멈추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