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필리핀이 우리 정부에 바탄 원전 건설 재개 사업의 협력을 요청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산업실장은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마크 오 코후앙코 필리핀 원자력에너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양국간 원전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코후앙코 위원장은 "필리핀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원전의 역할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바탄 원전 건설 재개 관련 기술타당성 검증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측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실장은 "한국도 원전 정책 정상화와 재생에너지의 합리적인 보급을 통해 현실적이고 조화로운 에너지믹스를 추진 중"이라며 "원전의 적기 준공 능력을 보유한 한국은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고 답했다.
천 실장과 코후앙코 위원장은 바탄 원전 관련 민관 간 소통 확대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필리핀은 화력 발전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내년 전력 수급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 가동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1984년 거의 완공됐지만 체르노빌 원전 사고 발생으로 가동이 무산된 바탄 원전의 재가동에 힘을 쏟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바탄 원전 건설 재개를 위해 한국과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