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에서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5.3%대로 올라섰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행진 속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1금융권임에도 불구하고 직전월 6% 중반대에서 7%대로 훌쩍 뛰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대출 금리 역시 채권 등 자금시장 경색 속 한 달 만에 0.6%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전월 대비 0.19%포인트 상승한 5.3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2년 6월(5.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는 마이너스통장(마통)과 같은 일반신용대출이 주도했다. 10월 중 국내 은행권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7.22%로 전월(6.62%)보다 무려 0.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연 7%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1월(7.02%)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이같은 주담대 금리 상승폭 둔화 배경으로 최근 금융당국 주도로 공급된 '안심전환대출'을 꼽았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안심전환대출(연 3.7~4%)이 취급되면서 금리 상승폭이 다소 둔화된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신규 취급된)전체 가계대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공급된 정책대출 규모가 적었다고 하더라도 그 비중에 있어서는 일정 부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은행권 기업대출 역시 금리 급등세를 피하지 못했다. 10월 중 은행권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한 달 만에 0.61%포인트 오른 5.27%를 나타냈다. 특히 대기업대출이 금리 상승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 평균 금리는 5.08%로 한 달 만에 0.7%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은 그보다 낮은 0.62%포인트 상승폭을 나타내며 평균 5.49% 금리를 나타냈다.
이 기간 은행권 저축성수신(예금)상품 금리는 전월 대비 0.63%포인트 오른 4.01%로 파악됐다. 저축성수신상품 가운데 순수저축성예금은 0.62%포인트 오른 3.97%로 4%에 육박했고 시장형금융상품 또한 0.78%포인트 오른 4.27%로 나타났다.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간 차이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는 1.25%포인트(신규취급액 기준)로 전월(1.33%포인트) 대비 하락하며 두 달 연속 금리차가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잔액을 기준으로 한 예대금리차는 2.46%포인트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10월 가계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신규 취급 기준 29% 수준으로 전월(24%)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역시 최근 금융당국이 취급한 고정금리 모기지 상품인 안심전환대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2금융권인 상호저축은행의 정기예금(만기 1년) 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상과 특판 등 수신유치 노력 영향으로 한 달 만에 3.77%에서 5.22%로 뛰며 역대 2위 상승폭(1.45%포인트 ↑)을 기록했다.
한편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등 기관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고 있어 연말 시장금리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한은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팀장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주요국과 한은의 통화정책, 여기에 당국의 수신경쟁 자제 및 은행채 발행 자제 요청 등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금융기관 내부 요인도 있을 것"이라며 "워낙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다보니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가 11월 금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현재로는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