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 농가의 잇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올 가을 첫 고병원성 확진 농가가 나온 지난달 이후 계란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최근 계란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고병원성 AI의 영향보다 사료 가격 인상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계란 가격이 지속 오를 것에 대비한 유통업체의 재고 확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사재기 단속 등을 강화하고 필요시 신선란 수입을 통해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28일 전남 나주의 산란계 농장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되면서 고원성으로 확인될 경우 산란계 농장 확진은 6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기르는 가금을 전량 살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산란계 농장의 대규모 확진은 계란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과거 2020년 가을부터 2021년 봄까지 가금농가에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산란계 477만5000마리가 살처분되며 하루 평균 288만개의 계란 공급이 감소한 바 있다.
통계청 조사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지난달 말 기준 7586만마리로 역대 최고 수준이며 같은 기간 일일 계란 생산량도 약 4550만~4600만개 수준으로 평년 9월보다 200만개 많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계란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란계의 살처분 규모를 400만~500만마리 정도로 보고 있다. 올 가을 이후 산란계농가 확진에 따른 살처분 규모가 48만9000마리 정도임을 감안하면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상황이다.
다만 철새 유입이 증가하며 발생 건수가 크게 늘것으로 예상되는 올 12월과 내년 1월이 고비다. 특히 올해는 해외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가 크게 늘며 국내 발생 시기도 2주 정도 앞당겨 지는 등 대규모 확산세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아직까지 계란 가격이 안정세에 있으나 질병 확산 상황에 따라 수급이 불안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계란 생산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특별사료구매자금, 살처분 농가에 대한 재입식 자금을 지원하고 특히 최근 가격 상승 원인으로 지목되는 계란 사재기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내 공급 부족 상황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될 경우 2020/2021년 겨울철 사례와 같이 신선란을 직접 수입하는 등 국내에 충분한 양의 계란을 즉시 공급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