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말고 식 폭로' 김의겸·장경태 발언에 野도 골머리..."협치 최대 걸림돌"

2022-11-2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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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마를 만지며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의겸·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빈곤 포르노 의혹을 둘러싼 ‘가짜뉴스’ 논란에 당내 분위기도 얼어붙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는 당의 입지를 오히려 약화시킨다”는 의견을 비롯해 “여야 협치에 최대 걸림돌”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초선 의원 패기 좋지만, 가짜뉴스 오히려 역풍 맞을 수 있어”
27일 민주당 내 한 중진 의원은 “여야가 만날 협치를 말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흠집내기식 의혹 제기는 득보다 실이 많다”며 “젊은 초선 의원들의 패기는 좋지만, 확실한 증거 없이는 역풍을 맞기 쉽다”고 우려했다.

앞서 민주당 대변인인 김의겸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김앤장 소속 변호사 30여명 등이 청담동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의혹 제기 초반에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내 주요 인사들이 가세해 대통령실 맹공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김 의원의 주장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청담동 술자리를 목격했다고 주장한 첼리스트 A씨가 지난 23일 경찰에 출석해 자신의 주장이 “거짓이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후 김 의원도 유감을 표했다. 그는 첼리스트 진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제기한 김건희 여사의 일명 ‘빈곤 포르노’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장 의원은 지난 16일 김 여사가 캄보디아 방문 당시 심장질환 아동을 찾아 돌보는 모습을 사진 촬영한 것에 대해 빈곤 포르노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흘 뒤에는 “조명까지 설치해 화보를 촬영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장경태發 ‘김건희 빈곤 포르노’ 논란...野 5선 의원도 “짜증 날 정도”
하지만 장 의원의 주장은 커뮤니티 글을 기반으로 나와, 가짜뉴스 논란이 커졌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지난 20일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박하며 고발까지 감행했다. 

그럼에도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27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가난이나 질병 등을 스스로 홍보 수단 삼는 ‘빈곤 마케팅’과는 다르게, 빈곤 포르노는 아동의 질병과 가난 등을 홍보 수단으로 상품화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고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내보였다. 

문제는 장 의원의 강력 대응 방침에도 당내 비판 여론이 적잖다는 점이다. 민주당 5선 의원인 이상민 의원은 지난 25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당내 관심에 대해 “일부 또는 의원들이 관심을 갖는데 정도가 지나치다”며 “짜증이 날 정도”라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특히 ‘(장 최고위원이 캄보디아에) 사람을 보냈다’는 진행자 설명에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의제들도 많고 어젠다도 많다”며 “뭔가 좀 서투르고 잘못된 게 있으면 사과를 하고 빨리 끝내야, 마무리해야 되는데 계속 이렇게 모면하려다 보면 더 구차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캄보디아에 누구를 보내고 이런 것들은 금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그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정진석 비대위원장 “野, 부인 스토킹·흑색선전 전문 정당” 맹비난
국민의힘은 연일 김 의원과 장 의원의 의혹 제기에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대통령 부인 스토킹, 흑색선전 전문 정당이냐”며 “볼수록 대단한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 의원을 향해 “경천동지할 오보를 해 놓고 반성과 사과가 없다”며 “김의겸 대변인은 그때 그 상황이 오면 또다시 폭로에 나서겠다고 다짐한다. 흑색선전 전문가가 되기로 작정한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빈곤 포르노 촬영 의혹을 제기한 장 의원에 대해선 “왜 조명이 설치됐다고 주장하는지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 의원은 조명 설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을 캄보디아로 보냈다고 밝혔다”며 “이대로 놔두면 장 의원은 캄보디아 소년의 신병 확보를 위해 캄보디아에 체포대라도 파견할 태세”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외교 분쟁을 초래할 수 있는 언행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영국-유엔 방문 내내 ‘외교 참사’ 프레임을 덮어씌우려던 민주당의 집요함이 애달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경태 의원 덕에 민주당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부인 스토킹 전문 정당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김의겸·장경태 의원 발언 논란이 언급되자, “곧 밝혀질 거짓말”이라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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