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 노조는 이날 긴급 쟁의대책위원회(긴급분회장대회)를 개최하고 '2022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내용 등에 대한 향후 계획 논의에 돌입했다.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총 14차례 실무자 교섭과 2차례 대표자 교섭이 있었지만 해당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고 노조가 정한 교섭 기한(지난 22일까지)이 지났기 때문이다.
노조는 기본 임금 8% 인상과 올해 당기순이익 12% 성과급 지급, 건강검진 수가 인상(45만원), 검진휴가 1일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 임금 3.5% 인상과 상여 기준 350% 성과급, 건강검진 수가 35만원, 검진휴가 0.5일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8년간 교섭에서 단 한 번도 노사 분규 없이 교섭이 체결된 역사가 없었다"며 "최근 3년간 두 차례 희망퇴직으로 인한 인력 공백에도 회사가 성장해 높은 이익을 냈으며 높은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있는 점 등을 회사가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KB손보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84.1% 상승한 순익 3018억원을 올렸으며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93.4% 증가한 누적 순익 5027억원을 기록했다.
노조 측은 이번 긴급대책위원회를 통해 분회장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추후 해당 결과 발표를 통해 절반 이상 찬성표가 나오면 전 직원 대상으로 쟁의행위 투표가 진행된다. 이 역시 찬성표가 많으면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일각에선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인 '노사 공동TFT'에 대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회사 측은 그간 임금교섭 때마다 노사 간 분규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앞서 지난 6월 노조 측과 '노사 공동TFT' 운영에 합의하고 사내 조직문화 개선과 보상체계 개선 모델 발굴 등 과제를 수행해왔다. 여기에 HR(임금·직급체계) 컨설팅 업체를 TFT에 포함시키며 객관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춘 발전 방향이 도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TFT를 통해 조직문화 개선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데 회사에서는 성과 보상 체계 개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며 "아울러 노조 측은 호봉제와 함께 성과급제 도입을 원하고 있다. 사측과 이견이 있어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김기환 대표와 노조위원장이 TFT에 포함돼 회사 내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물밑 소통을 기대했지만 올해 임단협도 교섭 기한을 넘기는 등 분규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임단협이 해를 넘겨 올해 6월에 끝났고 사실상 여름휴가·추석시즌이 지나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해 타사 대비 임단협 타결이 늦어졌다"며 "노조 측이 정해 놓은 교섭기한이 지났지만 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