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CR-V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월드 베스트셀링 차량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SUV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CR-V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고 서울 성동구에서 인천 부평구까지 왕복 76km를 달려봤다. CR-V 하이브리드는 명성답게 조용하고 편안한 패밀리 SUV의 진수를 경험하게 해줬다.
외관 디자인은 터프함이 느껴질 정도로 남성적이다. 직각과 곡선의 적절한 조화는 CR-V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정체성도 잘 살렸다. 차량 전면부에 위치한 블루 H 마크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은 CR-V의 존재감을 더해줬다. 윙 모양 데커레이션이 적용된 후면부는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차량 내부 공간은 제원상 크기에 비해 넉넉했다. 1열과 2열 모두 만족스러운 공간성을 제공했다. 레그룸과 헤드룸이 모두 여유로워 키 180cm 이상의 성인이 오랜 시간 운전하거나 동승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다.
운전대 앞 하이브리드 전용 'TFT 디지털 계기판'은 많은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해줬다. 운전 중 전기 모터와 엔진의 동력 공급 및 배분, 배터리 현황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CR-V 하이브리드는 적재 공간 하단에 배터리 냉각 시스템을 배치해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평평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이 경우 최대 1945리터(ℓ)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덕분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차박(차량+숙박)을 즐기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주행 성능은 '소리없이 강하다'로 정의할 수 있다. 가속 페달을 처음 밟으면 전기차를 운전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조용하다. 외부 소음도 잘 차단해줘 정숙함을 제공했다. 파워는 엄청났다. 시속 120km 이상 고속 주행에서 기대 이상의 가속감을 보여줬다.
연비도 뛰어났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왕복 76km를 주행한 결과 18.0km/ℓ의 연비가 나왔다. CR-V 하이브리드에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외부 상황 인지와 사고 예방을 돕는 혼다의 첨단 주행 시스템 '혼다 센싱'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후측방 경보 시스템과 후진 중 후측방 접근 감지, 외벽 감지,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 등 기능은 안전 운전을 도왔다.
혼다 CR-V 하이브리드는 터프한 디자인, 뛰어난 주행 성능, 훌륭한 연비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이 가능한 완성형 SUV다. 4000만원대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입 SUV의 진수를 느끼고 싶은 30~40대 소비자들에게 추천할만한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