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4.55포인트(-1.39%) 내린 2442.90으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750억원, 123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는 446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의 집중 매수로 상승세였던 코스피가 하락한 데는 이틀 연속 이어진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일조했기 때문이다. 전날에도 개인 투자자는 178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880억원)의 순매도로 코스피 지수는 하락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20일·28일을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에 순매수했다. 이달 1~9일까지 이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졌지만, 10일부터는 다시 순매도세(-1080억원)로 전환,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반대로 홍콩·대만 등 중화권 지수는 다시 상승세에 돌입했다. 홍콩항셍지수는 지난달 31일 연중 최저치인 1만4687.02에서 반등해 이날 1만8137.38까지 올라왔다. 대만·상해 등 다른 중화권 지수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만가권지수는 같은 시기 1200선까지 추락, 1만4535.23을 기록했다. 상해 종합지수와 선전 종합지수도 각각 2893.48, 1만397.04에서 3115.43, 1만1221.45까지 회복됐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갈등 해소로 국내 시장에 유입되던 외국인 자본의 투자 행렬의 약화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의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내년 내수 경제 부양책을 본격화하고,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국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미·중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불거지고 있는 미·중 갈등 긴장감 완화, 소위 데탕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중국의 당 대회 이후 이슈가 됐던 '차이나 런' 리스크의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박 연구원은 "중국 본토 증시는 물론 그동안 장기 부진 현상을 보이던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증시가 지난 15일 동반 급등 현상을 보인 이유는 미·중간 데탕트 기대감에 기반한 '차이나 런' 리스크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동시에 미·중 긴장 관계 완화는 ‘차이나 런’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던 외국인 자금의 흐름을 단기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이미 발견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7일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타이거(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 ETF'로 30% 이상 올랐다. '코덱스(KODEX) 차이나H레버리지(H)' ETF도 30% 가까이 올라 둘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