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Q] 희생자 명단 공개에 유족들 분개... 野 초선들도 "과정상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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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주당이 공개 주도한 공범" 비난

野, 대책 마련 위해서는 불가피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시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친야권 성향 시민언론 '민들레'와 '더탐사'가 전날 유가족들 동의 없이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155명 명단을 일방적으로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들레'는 이날 10여 명 명단을 비공개로 처리했다. 이에 유가족 중 한 명인 김모씨는 같은 날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가족들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이름을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올렸다"며 "지금 심정은 분노가 슬픔을 눌렀다"고 분개했다.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명단 공개를 주도했다며 '민주당도 공범'이라고 비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이태원 희생자 명단 공개,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주경제는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 10명을 대상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동의 여부를 조사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유가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野 초선 의원들 "공개 필요하나 유족 동의 얻었어야" 

초선 의원들은 유가족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견해를 표했다. 이동주 의원은 "당사자들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사실 과정상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의원은 "민주당 의원들도 유족 동의는 당연히 전제돼야 한다고 이야기 나눴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B의원 역시 "최근에는 개인 프라이버시나 사생활이 더 중요시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로 나아가다 보니 동의 없는 공개가 유가족들에게 또 불편함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은 원칙적으로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으로 당론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 동의만 얻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태도인 것이다. B의원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명단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인 이병훈 의원은 "유족 측이 반대하지 않으면 명단 공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野 "명단 공개 순기능 있어"···尹 정부 역할에는 의문 

이태원 참사에 대한 향후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기 위해서는 희생자 명단 공개가 불가피하다는 내부 목소리도 제기됐다. 신현영 의원은 "일부 유가족은 제대로 진상 규명이 안 되고 (사건이) 이대로 묻히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며 "명단 공개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공론화해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을 유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도 "희생자 한 분 한 분에 대해 제대로 진상 규명이 필요하고 기본적인 추모 절차를 지켜야 한다"며 명단 공개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B의원도 "과거 세월호를 비롯해 여러 참사 때도 그랬듯이 진정으로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명단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족들에게 희생자 명단 공개 찬반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직무 유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고민정 의원은 "사실 명단 공개를 원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을 구분하고 밝히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윤 정부는 명단 공개와 관련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족들이 명단 공개를 거부하는 근본적 원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신 의원은 "유족들 마음에 비수를 꽂는,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행위에 대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래서 공개하고 싶어도 공개하지 못하겠다는 유가족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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