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2.3%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 증가세가 꺾인 데다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게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성장률은 2.7%로 직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주춤했던 소비는 회복되지만 경기 둔화와 시장금리 인상 등을 반영한 결과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내년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부진과 시장금리 상승으로 경기 둔화 국면에 머무를 것"이라며 "대내외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점진적으로 파급되면서 내년 상반기에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2차 오일쇼크 영향을 받은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는 기록이 없다.
또한 최근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전망치 중에서도 한국금융연구원(1.7%)을 제외하고 가장 낮다. 앞서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9%) 등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9%를 언급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8%라는 숫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면 잠재성장률이 대략 2% 내외라면 1.8%는 그보다 하회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내년에는 '경기 둔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국제통화기금(IMF·2.0%) 등 국제기구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로 제시했다. 앞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각 2.6%와 2.1%로 제시했다. 조만간 다시 발표할 것으로 보이며 얼마나 더 낮출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KDI는 국제유가를 상반기 전망 당시 예상치(배럴당 92달러)보다 낮은 84달러로 잡았다. 그런데도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더 높여 잡은 것이다. 정 실장은 "국제유가를 하향 조정했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향 조정해 어긋나 보일 수 있지만 상반기에 생각했던 것보다 에너지 가격이나 곡물 가격이 경제에 많이 파급되는 것으로 보여 그 부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KDI 물가 전망치는 정부 전망치(3.0%)보다 높고 IMF(3.8%), 한은(3.7%) 등보다는 낮다. 올해 크게 요동쳤던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내년 물가 상승률이 올해 전망치(5.1%)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종전 전망치(2.4%)보다 0.9%포인트 높은 3.3%로 예상했다. 이는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3.2%)를 웃돈다.
수출은 국가 간 인적 이동이 확대되며 서비스 수출이 회복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상품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1.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상반기 전망(2.8%)보다 1.2%포인트 낮은 수치다.
정 실장은 "내년에는 대외 여건이 조금 더 악화하고 수출이 부진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도 계속되면서 투자도 부진한 상황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상수지는 올해 상반기 전망에서 516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230억 달러로 286억 달러나 줄였다.
정 실장은 "(경제의) 방향성 자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맞는다"면서도 "내년에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고 경기 둔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물가 상승률도 연간 3.2%로 예상되지만 하반기로 가면 2.5%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KDI는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계속해서 빨라지고 세계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 한국 경제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정부가 긴축 정책을 펴되 속도와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재정정책은 이미 예산안이 나와 있어 단기간에 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통화정책은 한 달 반마다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탄력적으로 조정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말 금통위가 예정돼 있는데 물가 흐름을 지켜보면서 가능하면 낮은 폭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성장률은 2.7%로 직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주춤했던 소비는 회복되지만 경기 둔화와 시장금리 인상 등을 반영한 결과다.
내년 경제 성장률 1.8%···"경기 둔화 국면에 머물 듯"
KDI는 10일 '2022년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내년 우리 경제가 1.8%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5월 전망치인 2.3%보다 0.5%포인트 낮춘 수치다. 국책연구원이 1%대 전망을 내놓은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복합 위기에 노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2차 오일쇼크 영향을 받은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는 기록이 없다.
또한 최근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전망치 중에서도 한국금융연구원(1.7%)을 제외하고 가장 낮다. 앞서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9%) 등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9%를 언급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8%라는 숫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면 잠재성장률이 대략 2% 내외라면 1.8%는 그보다 하회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내년에는 '경기 둔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국제통화기금(IMF·2.0%) 등 국제기구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로 제시했다. 앞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각 2.6%와 2.1%로 제시했다. 조만간 다시 발표할 것으로 보이며 얼마나 더 낮출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3.2%···한은 '물가 안정 목표' 웃돌아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상반기 경제 전망에서 내놨던 전망(2.2%)보다 1.0%포인트 올려 잡았다. 이는 한은이 물가 안정 목표로 내세운 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KDI는 국제유가를 상반기 전망 당시 예상치(배럴당 92달러)보다 낮은 84달러로 잡았다. 그런데도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더 높여 잡은 것이다. 정 실장은 "국제유가를 하향 조정했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향 조정해 어긋나 보일 수 있지만 상반기에 생각했던 것보다 에너지 가격이나 곡물 가격이 경제에 많이 파급되는 것으로 보여 그 부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KDI 물가 전망치는 정부 전망치(3.0%)보다 높고 IMF(3.8%), 한은(3.7%) 등보다는 낮다. 올해 크게 요동쳤던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내년 물가 상승률이 올해 전망치(5.1%)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종전 전망치(2.4%)보다 0.9%포인트 높은 3.3%로 예상했다. 이는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3.2%)를 웃돈다.
수출은 국가 간 인적 이동이 확대되며 서비스 수출이 회복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상품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1.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상반기 전망(2.8%)보다 1.2%포인트 낮은 수치다.
정 실장은 "내년에는 대외 여건이 조금 더 악화하고 수출이 부진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도 계속되면서 투자도 부진한 상황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상수지는 올해 상반기 전망에서 516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230억 달러로 286억 달러나 줄였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냐···韓경제 성장세 더욱 둔화할 수도"
KDI는 최근 경기가 둔화하고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정 실장은 "(경제의) 방향성 자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맞는다"면서도 "내년에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고 경기 둔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물가 상승률도 연간 3.2%로 예상되지만 하반기로 가면 2.5%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KDI는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계속해서 빨라지고 세계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 한국 경제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정부가 긴축 정책을 펴되 속도와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재정정책은 이미 예산안이 나와 있어 단기간에 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통화정책은 한 달 반마다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탄력적으로 조정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말 금통위가 예정돼 있는데 물가 흐름을 지켜보면서 가능하면 낮은 폭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