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위원장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내 20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흥국생명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금리 인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행동들이 나올 수 있다"면서 "이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플랜B를 가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한전채와 공사채, 은행채, 지방채 등의 발행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이 한전채를 대규모로 발행하면 다른 기업의 회사채가 상대적으로 외면받을 수 있어, 채권 발행 대신 은행 대출을 유도하는 식이다. 한전채는 정부가 보증하는 우량 채권이지만, 한전도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예정된 한전채 발행량을 채우지 못하고 유찰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한전(한국전력)도 자금이 필요한데, 한전채가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다 조달하면 서로 어렵다”며 “이를 분산시키고 은행 대출로 전환하고, 그런 부분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 안심전환대출 주택가격 기준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되는 데 대한 형평성 지적에 대해 “의식주 문제 중 주거 문제와 관련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9억원이 문제가 있다고 보면 시각에 따라 그럴 수 있다. 국민들 의견을 들어서 납득할 수준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20개 은행장들은 이날 김 위원장을 만나 기업어음(CP) 매입 등 유동성 공급에 16조7000억원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은행채 발행을 줄였고, 제2금융권 신용 유지에도 협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