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푸르밀 사업 철수 논란...4년 새 직원 급여 23% '싹뚝'

2022-10-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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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노조 산하 푸르밀 노조가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푸르밀 정리해고 규탄 결의대회를 열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범(凡) 롯데가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의 사업 철수 파장이 날로 확산하고 있다. 신준호 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방만한 경영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나라가 정한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오너 경영체제로 전환한 2018년 대비 4년간 직원 급여는 20% 이상 곤두박질쳤다. 오너 일가가 적자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노동조합(노조) 측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푸르밀이 지난해 지출한 직원 급여 총액은 71억5150만원으로 2017년과 비교해 23.8% 감소했다. 

전문경영인 체제였던 2017년 당시 직원 총급여액은 93억8688만원으로 100억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8년 신준호 회장과 차남 신동환 대표가 공동 대표로 취임하며 직원 급여는 해마다 감소했다.  

직원 총급여 규모는 2018년 86억4592만원에서 2019년 83억4139만원으로 줄더니 2020년엔 78억108만원으로 3년 사이 10억원 가까이 축소됐다. 

이는 매출 규모가 비슷한 유업체인 일동후디스 직원 급여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일동후디스 급여 총액은 116억9125만원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푸르밀 급여 총액이 8.3%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노조는 사측의 임금 삭감 요구를 급여 축소 원인으로 꼽았다. 푸르밀 노동조합(노조)에 따르면 작년부터 본사 부서장들은 30%씩 기본급을 삭감했고, 직원들은 소정근로시간을 1시간씩 단축해 임금을 반납했다.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푸르밀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762만원으로 최저임금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았다. 지난해 최저시급인 8720원을 연봉으로 환산하면 2187만원이다. 푸르밀 직원 평균 연봉보다 416만원이나 높다.

직원 복지도 오너 경영으로 전환한 후 열악해졌다. 복리후생비는 2018년 12억8539만원에서 지난해 10억2909만원으로 감소했다. 교육훈련비도 2018년 1억3618만원에서 지난해 6970만원으로 반 토막 났다.  

반면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46억원으로 5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인 2020년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억304억원으로 지난해 43.5배나 급증한 것이다. 신준호 전 회장은 지난해 말 퇴사하면서 퇴직금으로 30억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푸르밀 노조 측은 "근로자들은 임금 삭감, 인원 감축 등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탰는데 신준호 회장은 100% 급여를 수령해 갔다"면서 “신 회장 차남인 신동환 푸르밀 대표 취임 이후 회사가 적자 전환하는 등 위기가 찾아왔는데 사측이 경영 실패 책임을 직원들에게 돌린다”고 비판했다. 
 
이날 노조원 100여 명은 서울 영등포구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오너 일가인 신동환 대표 취임 이후인 2018년부터 매출액이 감소했고 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전적으로 잘못된 경영에서 비롯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일방적인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 통보를 즉각 철회하고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 직원들에게 적자가 누적돼 다음 달 30일부로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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