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시대] 가계 대출금리 8% 초읽기…차주들 "이자부담 겁난다"

2022-10-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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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5%p 올리면 차주 이자부담 6.5조↑

1년2개월 간 기준금리 2.5%p 올라 이자 33조 불어

"연말까지 주담대 금리 8%가면 취약차주 타격 클 것"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 한 번 0.5%포인트 올리면서 국내 대출자가 부담해야 할 이자 증가액이 6조5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연말 3.5% 수준까지 오르면 가계대출 금리 상단은 8%대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저신용 다중채무자뿐 아니라 레버리지(차입투자)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투자에 열중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음)'이나 '빚투족(빚을 내 투자)'의 상환 부담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10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50bp(1bp=0.01%포인트) 인상으로 가계와 기업을 포함해 이자 부담이 12조2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부채만 따로 떼어보면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올랐을 때 전체 대출자의 이자 증가액은 6조5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에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 추정치(평균 74.2%)를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만 뛰어도 전체 대출자 이자는 약 3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통위가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2개월여 동안 늘어난 이자만 33조원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한은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시 가계대출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평균 약 16만4000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2.5%포인트 뛴 만큼 차주 1명이 감당해야 할 연 이자가 164만원 불어난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금리 상승이 취약 차주 등을 시작으로 부채 상환 부담 확대에 따른 부실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잠재위험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 차주,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 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과 물가 오름세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조만간 가계대출 금리 상단이 8%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시장은 금통위가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 스텝에 대응해 다음 달에도 6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은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미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일부 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약 13년 만에 7%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신용대출 금리 역시 7%대에 바짝 다가섰다. 연말까지 대출금리가 10~11월 기준금리 상승 폭(0.75∼1.00%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현재 7% 안팎인 대출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연내 8%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

이창용 총재는 "(고강도 금리 인상에 따른)국민의 고통을 알지만 더 큰 경제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재정을 긴축으로 가되 취약계층을 타깃으로 해서 핀셋 지원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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