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의 부정 유통과 지자체의 관리 부실이 정부와 여당에서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지역화폐 무용론’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은희 의원(국민의힘, 서울 서초구갑)은 지난 4일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을 통해 “지난해 상·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등 총 3차례에 걸쳐 ‘전국 각 시·도 지역화폐 부정 유통 집중단속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2702건의 부정 유통이 단속됐다”고 밝혔다.
조 의원에 따르면 전북의 경우 1년 6개월 동안 총 378건의 부정 유통이 단속됐다.
국정감사에서는 전북 시·군의 부실한 관리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 의원은 “의원실로부터 자료 요청을 받은 모 기초단체는 광역단체가 제출한 수치와 다르다는 지적을 받은 뒤에야, 가짜 수치로 작성한 쪽지 자료로 광역단체에 회답했음을 실토했다”고 지적했다.
또 부정 유통을 하지도 않은 25건의 업체를 단속해 행정지도 수준의 계도를 했다는 통계를 제출한 기초단체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이 적시한 기초단체는 각각 익산시, 부안군인 것으로 확인 결과 드러났다.
전북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경영난에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 공격적으로 지역화폐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런 지역화폐의 부정 유통과 각 지자체의 관리 부실이 정부의 지원예산 삭감, 나아가 여당의 ‘지역화폐 무용론’의 든든한 뒷배가 돼주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전북 지자체가 현 지원 혜택을 유지하거나 발행 규모를 늘리고, 전북도의회 등 지방의회 차원의 국비지원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 못지않게 철저한 부정 유통 지도·단속 및 관리가 뒤따를 때, 지역화폐의 존치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