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km에서 우주 비밀 밝힌다" 세계 6위 규모 암흑물질 연구소 강원도 정선에 개소

2022-10-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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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암흑물질·중성미자 연구 23년부터 본격 실험

2019년 4월 터널 공사를 진행 중인 예미랩 진입로 모습.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우주학자들이 작성한 우주 표준모형에 따르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 중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약 5%에 불과하다. 95.1%는 미지의 물질과 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중 27% 정도를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암흑물질은 중력을 통해 존재 여부를 유추할 수 있지만 전자기파 등 관측 수단으로는 직접 관찰이 불가능한 미지의 물질이다. 우주의 빈 공간으로 여겼던 곳이 암흑물질로 가득 차 있다는 가설을 입증하면 천체물리학에 새 지평을 열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과학자들이 암흑물질 존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도 이를 연구하기 위한 연구소가 준공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5일 강원도 정선군 예미랩 지상연구실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예미랩은 예미산 지하 1㎞ 깊이에 위치한 고심도 지하실험시설이다. 시설 면적은 3000㎡로 면적 기준 세계 6위급 규모다.

암흑물질과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중성미자 특성은 세계 물리학계에서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간 IBS 지하실험 연구단(이하 연구단)은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지하 700m, 면적 300㎡ 규모인 시설에서 연구를 진행해왔다.

암흑물질 탐색과 중성미자 연구를 위해서는 미세한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민감한 장비가 필요하다. 특히 우주 방사선 등 잡음으로 인해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어렵다. 이 때문에 실험 시설은 지하 깊은 곳에 설치된다. 청력검사를 방음실에서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IBS 측은 양양 실험실은 연구시설 깊이와 크기가 현재 연구 수준에서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예미산에 지하터널 공사를 마치고, 올해 9월 차세대 대용량 암흑물질 검출기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이번 예미랩 완공을 계기로 2023년부터 양양 실험실 장비를 이전하고, 중성미자 미방출 이중베타붕괴(AMoRE-II) 연구와 암흑물질탐색(COSINE-200) 연구 등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AMoRE-II 실험은 금속 물질인 몰리브덴을 이용해 중성미자의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다. 양양에서 수행해온 AMoRE-1 실험에 이어 예미랩에서는 몰리브덴 결정 크기를 기존 6kg에서 200kg까지 키워 진행할 예정이다.

COSINE-200은 우주 암흑물질을 탐색하는 연구이다. 지구로 날아온 암흑물질과 COSINE 검출기 내에 있는 요오드(아이오딘)화나트륨 결정의 충돌 과정을 관측하며 암흑물질 흔적을 탐색한다. 앞서 연구단은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윔프(WIMP) 입자에 대한 연구 성과를 2018년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연구단은 기상청, 지질자원연구원 등 타 기관과 예미랩을 공동 활용하는 한편, 미국 중성미자 연구그룹 등 해외 기관과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정부는 우리나라 기초과학 역량을 높이기 위해 거대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세계 6번째 규모의 예미랩에서 국내‧외 연구자가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세계적인 연구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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