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진행 중이다. 발행 문턱이 높다 보니 대형사 위주로 조달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화생명은 다음 달 중 7억50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이번 자본조달로 보험사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약 1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 채권시장은 국내 시장과 비교해 투자 기관이 다양하고 투자 수요가 풍부하다 보니 시장 상황에 따라 다소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사들은 후순위채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들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14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실시했다. 후순위채권은 발행금리와 조달비용이 낮아 자본확충에 유리하다. 또한 자기자본비율 산정시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평가돼 보험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IFRS17에서 부채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올해 계획했던 총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계적으로 시행 중이다. 유상증자는 신주를 발행함으로써 자금을 조달, 자본금을 늘리는 방식이다. 캐롯손보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1750억원의 투자유치를 확정했으며, 연내 2차 증자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캐롯손보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을 신규 주주로 유치하면서 지난달 유상증자가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하나손해보험도 최근 하나금융지주로부터 1500억원의 자금 수혈을 받았다. 하나금융이 하나손보 주식을 사는 형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사들인 주식은 2998만8522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하나손보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율은 84.57%에서 89.59%로 소폭 올랐다.
또다른 관계자는 "IFRS17 도입시 보험부채가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돼, 내년 재무건정성 유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새 규제 적용에 대비해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