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들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14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실시했다. 새로 발행되는 후순위채 만기는 10년으로 오는 2032년 9월까지다.
후순위채권은 발행금리와 조달비용이 낮아 자본확충에 유리하다. 또한 자기자본비율 산정시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평가돼 보험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IFRS17에서 부채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롯데손보는 이번 자본확충으로 자사 지급여력(RBC) 비율이 6월 말 기준 168.6%에서 이달 185.7%로 17.1%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RBC비율은 보험사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을 신규 주주로 유치하면서 지난달 유상증자가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연내 완료 예정인 2차 증자는 어펄마캐피탈이 조성 중인 공동투자 펀드를 포함한 신규 잠재 투자자 및 기존 주주들의 추가 출자로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올해 계획된 투자유치의 성공적 마무리를 통해 이르면 2025년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손해보험도 최근 하나금융지주로부터 1500억원의 자금 수혈을 받았다. 하나금융이 하나손보 주식을 사는 형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사들인 주식은 2998만8522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나손보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율은 84.57%에서 89.59%로 소폭 올랐다. 회사 측은 이번 자본확충으로 하나손보의 RBC비율이 200%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월 말 기준 하나손보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190%로 지난해 말(203.5%) 대비 13.5%포인트가량 악화됐었다.
이들이 최근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는 건 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그간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RBC비율이 150%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며, 특히 내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해당 우려가 고조됐었다. IFRS17 도입시 보험부채가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돼, 내년 자본적정성 유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올해 자본확충을 최대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 흐름과 내년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기업 가치가 하락하면서, 특히 위기론이 대두됐던 중소사들의 자본확충 행렬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이자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한동안 후순위채 발행 또는 유상증자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