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힌남노까지' 하반기 車보험료 인하 물 건너가나

2022-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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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상반기 車보험 부문서 6264억 흑자지만

"태풍 등 계절적 요인 여전…인하 여력 부족"

당국 "하반기도 안정세 지속" 전망…업계와 기싸움 조짐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 전날 내린 폭우로 침수된 차량들이 뒤엉켜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까지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62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자동차 보험료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보험사들은 최근 예기치 못한 집중호우로 손해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보험료를 인하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여기에 태풍 힌남노에 따른 피해까지 겹치면 손해율이 9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실제 피해액이 크지 않고, 법규 강화로 사고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보험료 조정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1%로 전년 동기(79.4%) 대비 2.3%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상반기(77.8%) 이후 최저 수준이다. 손보업계에서는 통상 사업비를 고려해 '77~80% 초반대'를 적정 손해율 수준으로 여긴다. 금감원은 사고율 감소와 가입 대수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6264억원 흑자로 전년 동기(4137억원) 대비 5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손보업계는 하반기 자동차 보험료 인하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지난 7월 휴가철 이동량 증가에 이어 지난달 집중호우로 손해율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7월 기준 5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월 대비 1.2~6.1%포인트가량 늘었다. 중소 손보사들은 같은 기간 손해율이 90%를 넘기며 사실상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달 손해율은 아직 취합 전이지만 보험권은 80% 초반대를 상회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8일부터 18일까지 내린 역대급 폭우로 인한 손보사 피해액은 1416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계절적 요인도 악재다. 특히 태풍 힌남노의 국내 상륙이 예고돼 관련 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는 10월 들어 손해율이 모두 80%를 상회했으며 12월에는 삼성화재가 99.5%, DB손보가 93.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번 실적 자료를 통해 손보업계와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손보사 손해액은 재보험 가입에 따라 약 400억원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측은 "지난달 31일 기준 집중호우로 인한 총 피해액은 1416억원으로 추산되지만 재보험사 보상액을 제외한 후 실제 부담하는 손보사 피해액은 28.2% 수준"이라며 "연간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0.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로교통법 개정 등 법규 강화로 사고율 하락 추세 등을 호재 요소로 꼽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율은 2019년 17.8%에서 올해 상반기 14.3%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 여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해율 등 영업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유도해 국민들의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감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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