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한 번도 예상 못한 피해 우려"…2003년 '매미' 악몽 재현되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오는 6일 경상남도 남해안을 통해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역대급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2003년 우리나라를 덮쳐 큰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 때 이상의 타격을 경고했다.
기상청은 "상륙을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현재 예상으로는 힌남노가 국내에 상륙할 때 강도가 '강'인 상태"라고 예측했다.
태풍 강도는 '중-강-매우 강-초강력' 4단계로 나뉜다.
힌남로 상륙 시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50hPa(헥토파스칼)과 초속 43m일 것으로 전망된다.
힌남노의 영향으로 5일 오후부터 6일 또는 7일까지 일부 지역에는 500mm가 넘는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6일 밤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나, 내륙에 상륙할 경우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게 돼 얼마나 머무를지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다.
오전 9시께 힌남로는 대만의 타이베이 남동쪽 420㎞ 해상에서 강도가 '매우 강'인 상태로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시속 2㎞로 북북서진 중이다. 북진하면서 점차 힘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힌남노는 역대 가장 큰 재산 피해를 안겼던 태풍 매미보다 강한 상태로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기상청의 우진규 총괄예보관은 "(힌남노의 상륙으로)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태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3년 매미 상륙 당시 최저기압은 954hPa로 역대 2위,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60m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매미가 강타하면서 117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실종됐으며, 4조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 힌남노 오키나와 사키시마 접근, 식료품 구비 등 비상사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대만에서 오키나와로 접근하면서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9월 2일(현지시간) 일본 NHK는 "태풍 힌남노가 9월 3일 밤 오키나와현 남서부에 있는 사키시마 제도에 접근해 강풍과 함께 폭우를 뿌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9월 2일 정오 이시가키섬의 남남동쪽 320㎞ 해상에서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이시가키섬은 오키나와섬에서 남서쪽으로 370㎞ 거리다.
힌남노는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5m, 순간 풍속 65m를 유지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중심 반경 95㎞ 이내에 풍속 25m 이상의 폭풍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9월 3일 오전 6시~9월 4일 오전 6시 사키시마 제도에 200~300㎜, 오키나와섬에 100~150㎜의 비를 예고했다.
태풍의 접근으로 오키나와현에는 나무가 쓰러지기도 했다.
기상청은 "사키시마 제도에 불 것으로 우려되는 맹렬한 바람은 주행 중인 트럭을 옆으로 넘어뜨리거나 나무나 전신주, 가로등을 쓰러뜨릴 수 있으며 일부 주택을 파손할 강도"라며 "바람이 강해지기 전에 튼튼한 건물로 이동해 폭풍에 엄중하게 경계해달라"고 했다.
태풍의 북상으로 오키나와현 상점들은 문을 닫고 시설물을 고정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태풍 상륙 전 슈퍼마켓에 방문해 식료품을 구비하는 모습 보이기도 했다.
태풍 힌남노는 9월 6일 일본 규슈지역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 불안정으로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170㎞ 떨어진 시즈오카현에서는 9월 2일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는 이날 1시간 동안 무려 118㎜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시즈오카현에 '기록적 단시간 호우 정보'와 '토사 재해 경계 정보'를 발령했다.
동일본과 서일본은 9월 3일에도 대기 불안정으로 뇌우가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 바닥난 LCC, 증자로 돌려막기… 하반기 구조조정 '먹구름'
심각한 자금난에 처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돌려막기’에 나선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LCC들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여객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비슷한 추이가 이어진다면 구조조정을 피하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는 최근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위해 3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주항공 유상증자가 차세대 항공기 확보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 목적도 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제주항공 부채총계는 1조1922억원이며 자본총계는 1381억원에 불과하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유상증자가 이뤄져 단순히 항공기 도입 목적만으로 보기 힘든 상황이다.
진에어도 지난해 발행한 영구채를 최근 조기 상환했다. 영구채 상환은 최근 금리 인상에서 비롯된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이다. 다만 영구채 상환으로 인한 자금 압박이 높아져 향후 후속 조치로 유상증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기적으로는 현금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본잠식을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인 대한항공 등이 참여하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올해 2분기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에어부산도 지난 6월 149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4월 121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생항공사인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은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대명화학그룹 계열사인 디에이피에서 300억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A320 항공기 2·3호기를 도입해 국제 노선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유상증자 이후에는 디에이피가 에어로케이홀딩스 지분 64.04%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기존 최대주주인 에어티넘파트너스 지분은 38.6%에서 13.9%로 축소된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사실상 매각이 이뤄진 셈이다. 에어로케이 기존 경영진이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에어프레미아는 회사 경영권 자체가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LCC 업계 유상증자가 사실상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유상증자를 하는 목적은 자금 확보 이후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에 있지만 최근 LCC 업계에서 이뤄지는 유상증자는 대부분 부채 줄이기와 운영자금 확보 목적이 짙다. 더욱이 고유가·고환율·고금리까지 겹쳐 유상증자를 통한 실탄 확보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유상증자는 미래에 예상되는 매출과 기업 가치의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지지만 LCC 업계가 지난 3년 동안 빈번하게 유상증자를 진행해 버티기 목적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기업 기초체력인 재무건전성이 이미 바닥난 LCC가 ‘돌려막기’ 방식으로 경영을 이어가는 것도 임계치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CC는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이 없고 인력 구조조정은 노선 감축과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결국 항공업 회복과 노선 확대가 전제되고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수혈이 이뤄지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어 상황에 따라 특단의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객 수요는 2238만79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667만247명)보다는 약 34% 늘어난 규모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6155만7986명) 대비 36%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상반기(2358만4943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