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3거래일 만에 다시 폭락… 무역적자·환율급등 사방이 '악재'

2022-09-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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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1조4652억원 동반 순매도

코스피 2.28% 급락 6월22일 이후 최고치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찍은 환율도 부담

코스피가 1일 외국인과 기관의 대량 매도에 2410대로 추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6.44포인트(2.28%) 내린 2415.61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다시 폭락했다. 무역적자 확대와 미·중 무역 갈등 조짐, 미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 등 악재가 동시에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56.44포인트(2.28%) 내린 2415.61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29.05포인트(1.18%) 내린 2443으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꾸준히 낙폭을 확대하며 당일 저가를 종가로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8.72포인트(2.32%) 내린 788.32로 거래를 마치며 80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가 2% 넘게 급락한 것은 지난 8월 29일(-2.18%) 이후 3거래일 만이다. 낙폭 기준으로는 지난 6월 22일(-2.74%) 이후 최고치다. 코스닥 지수 낙폭은 지난 8월 29일(-2.8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 급락을 야기한 주체는 1조4652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기관과 외국인이다. 이날 기관은 코스피에서 8336억원, 코스닥에서 13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585억원, 코스닥에서 13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 순매도세가 가장 많이 몰린 업종은 제조업(-5632억원)이다. 이어 전기전자(-3210억원)와 화학(-1495억원), 금융업(-1141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세도 제조업(-2357억원)과 전기전자(1040억원) 등으로 몰렸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2277억6400만원으로 기관 순매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715억7800만원)과 SK하이닉스(-628억7700만원), 네이버(-280억43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877억200만원)와 엘앤에프(-333억6300만원), 삼성전자(-328억8100만원) 등이었다.

이날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는 한국 무역적자가 지목된다. 8월 무역수지가 94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5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3원 오른 1354.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 적자는 원화 약세 압력 확대로 이어지면서 달러 인덱스 강세를 야기했다"며 "원·달러 환율도 1350원대로 재상승하면서 외국인이 선물을 1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점도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도 기술주 중심의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이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수요 약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금지 조치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추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잭슨홀에서 매파적인 연설을 통해 긴축 쇼크를 일으켰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구성원들의 추가 발언도 위험자산 선호심리 악화에 일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8월 31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연준 금리를 내년 초까지 4%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려 유지해야 한다"며 "연준은 내년에 연방기금 금리 목표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투표 위원으로 기준금리 결정에 관여하는 핵심 관계자다. 핵심 관계자가 연방기금 금리의 현재 목표 범위인 2.25~2.5%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을 제시한 셈이다. 이로 인해 간밤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뉴욕 증시가 경기 침체 우려 부각으로 하락한 점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주요 경기선행지표들의 부진은 경기 침체 이슈를 지속적으로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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