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입국한 신동빈 회장은 현지 주요 사업을 점검하는 등 해외 현장경영 행보에 나선다.
신 회장의 베트남 사업 점검에는 유통 사업군에서 안세진 호텔군HQ 총괄대표 사장(롯데호텔 대표이사)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식음료 사업부문에서 차우철 롯데GRS 대표이사 등이 동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 회장이 해외 출장길에 오른 건 지난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CGF(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서밋 참석을 위해 유럽 출장에 나선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또 8·15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첫 해외 출장이다.
신 회장이 당초 베트남 방문을 계획한 것은 호찌민 투티엠에 건설 중인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입국지가 하노이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신 회장이 하노이를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롯데몰 하노이' 개발 사업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다음 달 1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쩐지탄 하노이 인민위원장 등 정부 주요 인사들과 만나 '롯데몰 하노이' 사업에 대한 협조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몰 하노이는 롯데가 3300억원을 투자해 건립 중인 복합쇼핑몰이다. 그동안 건물 고도 문제 등으로 수년간 중앙정부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롯데건설이 베트남 정부와 합의점을 찾으면서 공사에 탄력이 붙은 상태다. 롯데몰 하노이는 하노이 서호 인근 7만3000여 ㎡(약 2만2083평)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3층 규모로 건설된다. 쇼핑몰과 호텔, 오피스 등이 들어서며 완공 예정 시점은 내년 2월이다.
신 회장은 다음 달 2일 신도시 '투티엠'에 건설 중인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에코스마트시티는 연면적 68만㎡에 달하는 대형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60층 규모 쇼핑몰과 금융시설, 호텔, 아파트 등으로 구성되며 총사업비는 9억 달러(약 1조1580억원)다.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 참석 이후에는 현재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등 주요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출장에 동행한 안세진 호텔군HQ 총괄대표는 하노이 방문 기간 중 현지 호텔롯데와 롯데면세점 매장을 방문하는 신 회장에게 사업 현황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신 회장은 롯데백화점 호찌민점과 14개 롯데마트 일부 점포를 둘러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 다음 행보는 '상생'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신 회장의 다음 해외 출장지는 미국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유통 6개사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다음 달 독일과 미국에서 두 차례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이다. 롯데는 내달 5~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통합 전시 부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서 오는 20~21일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상품 판촉전과 수출 상담회를 연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행사에 신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포는 국내 우수 중소·벤처기업·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자리다. 롯데의 협력 중소기업 100곳은 물론 거래하지 않는 우수 중소기업 100곳도 참여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5월 신 회장이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한 약속 실행을 위해 마련됐다. 당시 신 회장은 중소기업인 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과 확대를 지속 지원하고 서로 협력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신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롯데그룹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고 전방위로 엑스포 유치에 역량을 쏟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CGF 글로벌 서밋에 참석한 신 회장은 글로벌 소비재 경영진과 포럼 참석자들에게 개최지 부산의 역량을 적극 소개하는 한편,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부산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