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관세 피하자"...중국, 對 멕시코 투자 급증

2022-08-1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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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MCA 협약 이용해 대중관세 피하는 전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갈등이 지속되자 중국 제조업체들이 멕시코로 향하고 있다. 멕시코를 통해 대미 수출 시 미국이 부과하는 무역 관세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관세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 중국의 멕시코 투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멕시코 경제 사무국을 인용해 2021년 기준 중국의 멕시코 직접 투자액은 6억630만 달러(약 7963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대비 76% 증가한 것이자, 투자 규모를 기록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로써 중국은 멕시코의 9번째로 큰 투자국이 됐다. 

중국의 투자는 대부분 미국 인근 멕시코 북부 지역에서 이뤄졌다. 지난해에만 멕시코 북부 지역인 누에보레온에서 18개의 거래가 발표됐다. 2015~2018년 1~2개, 직전 해인 2020년 7개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올해 1289개의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 투자를 발표했다. 실제 중국 대형 가전업체 하이센스(海信)는 2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수출용 멕시코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서 올해 말까지 냉장고를 만들 계획이다. 홍콩 가구업체 만와홀딩스는 3억 달러 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다. 중국 저장성에 본사를 둔 쿠카퍼니처는 지난 3월 멕시코에 공장을 증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의 멕시코 투자 증가를 두고 닛케이는 "관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2200개에 달하는 중국 제품에 대해 최대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양국은 549개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하지 않기로 했지만 여전히 가전제품, 가구 등이 포함됐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관세율은 평균 19.3%로 2018년 미·중 간 무역 분쟁이 시작되기 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또 중국 기업이 멕시코 투자에 열을 올리는 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 시 관세가 없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20년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개국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해 3국 간에는 0%의 관세가 적용된다.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북미산 부품을 일정 비율 사용하는 등의 요건만 충족시키면 관세 없이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

저렴한 인건비 역시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 투자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 최저 임금은 시간당 7.25달러며 대부분 주에서 최저 임금이 더 높다. 하지만 멕시코의 최저 임금은 하루에 약 170페소(8.55달러)이며 국경에 가까운 지역도 약 260페소다. 

앞으로도 중국 기업의 멕시코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중국 자국 내 임금이 오르면서 많은 중국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타깃 시장과 가까운 곳에서 상품을 생산하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 혼란 속에서 자주 나타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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