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로이터는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가 메이퇀 보유지분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처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텐센트가 메이퇀의 지분을 처분하는 것은 중국 당국의 압박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면서 지난 수개월 동안 텐센트는 재무팀과 메이퇀 주식을 대규모 매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텐센트가 메이퇀의 지분을 확보한 지 8년 만에 발을 빼는 것이다. 중국 기업정보 플랫폼 치신바오(啓信寶)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 8년간 메이퇀에 40억 달러(약 5조원) 이상 투자해 메이퇀의 지분 17%를 보유했다. 15일 장 마감의 메이퇀 시가총액으로 계산하면 텐센트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243억 달러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서 텐센트측은 "로이터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텐센트는 현재까지 메이퇀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대답했다고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이 전했다. 장쥔 텐센트 홍보담당 이사도 위챗 모먼트를 통해 "로이터가 중국 기업의 소식을 마음대로 보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로이터의 행태는 엄숙한 매체의 작품이라고 도저히 볼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텐센트의 부인에도 업계는 텐센트가 조만간 메이퇀의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이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의 '편 가르기' 행위를 막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는 만큼, 당국의 지침에 따라 지분을 축소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텐센트는 지난해 말 중국 2대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그룹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최고의 IT(정보기술) 기업으로 꼽히는 시(Sea)그룹, 중국 사교육 업체 신둥팡(新東方·뉴오리엔탈에듀케이션) 등 기업들의 지분을 줄이고 있다.
그동안 중국 내 인터넷 생태계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라는 양대 라이벌을 중심으로 두 진영으로 양분됐다. 이들은 모바일결제, 전자상거래, 음식배달 등 다방면에서 경쟁을 벌이며 타 진영을 배척하며 '장벽'을 쌓아왔다. 특히 텐센트는 지난 2008년 산하에 투자인수합병(M&A) 사업부를 만들어 '기업사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자체 동력이 부족한 영역을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메꿔 성장해온 것이다. 텐센트는 그만큼 기업 투자를 핵심 전략으로 보고, '통 큰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당국이 빅테크를 상대로 반독점 규제의 고삐를 죄면서 양사는 '독점' 장벽을 걷어내고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위챗에서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 플랫폼 타오바오몰을 직접 연동했다.
관련 소식에 메이퇀의 주가는 16일 미끄러졌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메이퇀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9.07% 급락한 164.50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때 시가총액(시총)이 1조 위안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텐센트의 주가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17일 텐센트측의 반박에 메이퇀의 주가가 반등했지만 전날 급락세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