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총예산 302여억원을 들여 달성군 화원유원지 인근에 건설 중인 ‘낙동가람 수변 역사 누림 길 조성공사’가 '시공 계획서'조차 없이 시작된 정황이 드러났다.
1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낙동가람 수변 역사 누림 길 조성공사’의 전기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S사의 경우 지난해 11월에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S사는 ‘시공 계획서’를 발주처인 ‘대구시 건설본부’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가 올해 6월에서야 제출했다. 약 7개월 동안 ’시공 계획서‘없이 무단으로 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제보자 J씨는 "시공 계획서는 디테일하게 작성하면 수백 장에 달하는데 S사가 작성한 시공 계획서는 스무장밖에 되지 않아 수박 겉핥기식 작성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낙동가람 수변 역사 누림 길 조성공사’는 낙동강 변을 역사적인 스토리 텔링과 함께 힐링과 위락의 공간으로 개발하고자 대구시가 발주한 공사다.
해당 공사에는 건축, 전기, 통신, 조경 등 여러 분야가 어울어진 종합공사로 안전과 체계적인 공사를 위해 ‘시공 계획서’를 작성하고 발주처에 제출해 그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공사의 기준과 방법을 제시하는 기본적인 서류인 ‘시공 계획서‘도 없이 공사를 강행한 것이다.
이날 오후 5시경 공사관계자가 “자신은 공사 현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사 발주처인 ‘대구시 건설본부’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담당자인 장성욱 주무관은 휴직 중이었으며, 업무 인수자인 황태원 주무관은 사실 관계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황태원 주무관은 '시공 계획서조차 없이 공사가 강행된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기공사는 지난해 11월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4월에 시작됐다"며 "5월에 ‘시공계획서’를 S사로부터 제출 받았다”고 답변했다. 황 주무관 스스로 시공 계획서 없이 공사를 시작·진행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총체적인 부실이다. ‘시공 계획서’는 공사에 있어 바이블과 마찬가지다. 만약 이 ‘시공 계획서’없이 공사를 실시 했다는 것은 부실 공사를 했다고 자인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장, 감리, 공무는 언제나 정 위치 해 있어야 안전 공사를 담보할 수 있다"며 "자리를 이탈하는 것은 직무태만이다. 또한 이것을 방조한 대구시 건설본부도 직무를 유기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근 달성군에서 발주한 ‘화석박물관’ 공사는 아직 공사를 시작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사업체들의 업무협조 회의에 달성군 담당관이 꼬박꼬박 참석해 안전하고 튼튼한 공사를 담보하기 위해 애 써는 모습을 보여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