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분기] 실적 '트리플 크라운' 달성했지만…하반기 車 소비침체 난제

2022-07-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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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DB]

현대자동차가 2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실적 고공행진 속에 하반기부터 풀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전 세계 완성차 시장을 둘러싼 공급망 불안과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한 소비 침체 등이 하반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 실적 고공행진 속 하반기 車 반도체 공급량 촉각

현대자동차는 21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실시하고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판매는 97만6350대며, 매출액은 35조9999억원(자동차 28조5040억원, 금융 및 기타 7조4959억원), 영업이익은 2조9798억원, 경상이익은 3조8888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848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이다. 실적 지표 모두 사상 최대치다.

이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치다. 이전 영업이익 최대치는 2012년 2분기의 2조5372억원이며, 매출 최대치는 지난해 4분기 31조265억원이다. 당시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17.4%, 매출은 16.0% 각각 증가했다. 상반기 누계 기준으로는 판매 187만9041대, 매출액 66조2985억원, 영업이익 4조9087억원이다. 

실적 증대 비결은 차량 출고대란의 반대급부인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이 핵심으로 작용했다. SUV와 전기차 중심의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크게 늘어났으며, 차량 판촉비 감소와 달러 강세에 힘입은 우호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하반기 각종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현대차의 실적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선 완성차 업체들을 괴롭혀온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하반기부터 진정될 여지가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마다 반도체 주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시장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수요 둔화를 대비한 움직임이다. 트렌드포스는 8인치 반도체 팹의 하반기 가동률이 90~95%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TV와 스마트폰용 팹 일부는 가동률 90%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 측은 “스마트폰, PC, TV 등의 제품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파운드리 수요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 인상에 인플레이션까지 더해진 결과며, 관련 부품의 재고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파운드리마다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전력관리 집적회로(PMIC), 이지센서(CIS) 등의 차량용 반도체 증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만약 공급 물량이 늘어나 공급자 우위 환경이 힘을 잃게 된다면, 완성차 업체들의 고부가가치 판매 우선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7'을 염두에 둔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을 최근 공개했다. [사진=김상우 기자]

◆구매심리 위축 본격화…신차‧인기차종 생산 증대로 타개

구매심리 위축도 주목할 사항이다. 최근 국내를 비롯한 해외 주요 완성차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신차 구입 대출이자가 급등하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들마다 판매 위축을 막기 위해 중저가 차량 생산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지만, 이는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감소로 이어져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현대차는 이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글로벌 자동차 판매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며,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돼 연초 8000만대 이상으로 전망한 글로벌 산업 수요를 7000만대 중후반으로 조정했다”면서 시장 불투명성 확대를 언급했다.
 
시장 변동성 대비책으로는 “6월 말 기준 국내 미출고 물량은 약 64만대, 유럽은 같은 기간 약 14만대”라며 “미국 시장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어 조달금리 상승분의 상품금리 인상 반영 등 수익성 훼손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 침체를 신차 출시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관심 사항이다. 현대차는 최근 첫 번째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에 이은 후속작 ‘아이오닉6’를 선보였다. 전기 세단인 아이오닉6는 올해 9월부터 충남 아산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간다. 국내에 선출시하며, 연말에는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올해 아이오닉6의 국내 판매 목표 대수는 1만2000대로 잡았다.

현대차 측은 “올해 10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을 양산해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아이오닉6와 그 이후 아이오닉7 판매도 계획하고 있으며, 제네시스 GV60, G80 EV, GV70 EV 등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여 미국 전기차 시장의 우위를 확보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로 인한 일부 부품의 수급난 등 공급망 불안이 여전할 것”이라며 “더욱이 수요 위축으로 부품 협력사들의 경영 어려움이 극심해질 수 있어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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