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대란 해법] 국토부, 탄력 요금제 도입…'집' 떠난 택시기사들 불러들일 묘수될까

2022-07-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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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유가 급등으로 대중교통 이용량 급증

지난 18일 오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각종 교통정책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상황과 함께 유가 급등 등이 겹치면서 대중교통 이용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심야 택시난, 광역버스 입석 등 교통 이용 문제에 대한 고민거리가 늘었다.
 
◆‘오후 10시∼오전 2시’ 심야 시간대 적용…25% 요금 인상 불가피
 
국토부는 택시 대란과 관련해 ‘플랫폼 택시 탄력요금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최근 심화된 심야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전문가·업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플랫폼 택시 탄력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요는 높지만 공급이 적은 심야 피크시간대 택시 공급량을 증가시켜 늦은 귀갓길 택시 수급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원 장관은 “수요는 가장 많지만 공급이 적었던 심야 피크시간대 택시 공급량을 늘려 국민들께서 늦은 귀갓길에 보다 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플랫폼 사업자, 법인·개인 택시업계는 심야 시간(오후 10시∼오전 2시) 요금을 25%에서 100% 이내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을 과도하게 올리면 소비자 부담이 커질 걸 우려해 인상 하한선을 100%로 묶어두는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지난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택시요금을 25% 인상하는 안으로는 승차난을 해결하기 힘들고 업계가 요구하는 2배는 너무 많다”면서 “적정선에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국토부는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의 ‘블루’, ‘블랙’처럼 호출료를 지불하거나 이동거리만큼 요금을 올려 받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택시업계를 떠난 기사들을 유인하기 위해 늘어난 수익의 일정 비율이 기사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시는 많지만 택시기사가 부족해 승차난이 발생한다”면서 “요금 인상으로 늘어난 수익을 플랫폼 사업자에게 몰아주지 않고 택시기사와 나눌 수 있게 구조를 짜겠다”고 밝혔다.
 
◆택시·기사 모두 대폭 감소 원인…탄력요금제 실효성엔 의견 분분
 
심야시간대 택시를 잡기 어려운 것은 결국 줄어든 택시 수와 택시 기사의 감소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심야시간대(오후 11시~오전 2시)에 운행하는 택시 수는 지난 6월 기준 평균 1만9468대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평균 2만3831대가 운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19년 말 10만2320명이었던 전국 법인택시 운전자는 지난 5월 7만4536명까지 줄었다. 서울 법인택시 10대 중 7대는 주차장에 멈춰 서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법인택시 가동률도 낮아졌다. 2019년 1분기 50.4%에서 올 1분기 31.5%로 감소했다. 법인택시 기사 수가 감소하게 된 이유는 코로나19 시기 수입이 줄어들면서 기사들이 배달 플랫폼이나 택배업 등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탄력요금제를 도입하고도 효과가 없으면 배차를 강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원 장관은 “(기사와 플랫폼 사업자가) 요금만 받아가고 불편이 해소되지 않으면 강제배차 또는 강제운행까지도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택시 플랫폼 업계에서 이미 대형·고급 택시 등 일부 차종의 경우, 탄력요금제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일반 택시도 심야시간 할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력요금제를 시행하게 되면 택시요금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타다와 우버 등의 승차공유 플랫폼 정착을 막은 것도 택시 대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원 장관은 승차공유 플랫폼 부활과 관련해 “타다 등 승차공유 플랫폼을 금지했던 2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며 규제 완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대광위, 전국 128개 지구 전수조사 단행…2·3기 신도시 집중 점검
 
국토부는 광역버스 문제에 대해선 버스 증차에 함께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7~8월 두 달 간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수립된 128개 지구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교통불편 지역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21일 밝혔다.
 
광역교통개선대책은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사업(면적 50만㎡ 또는 인구 1만명 이상)에 따른 교통문제 최소화를 위해 1997년부터 수립한 지구별 광역교통망 구축 계획으로, 2021년 12월 기준 △수도권 87개 △부산·울산권 20개 △대구권 11개 △광주권 3개 △대전권 7개 지구에 수립돼 있다.
 
대광위는 그동안 2기 신도시 등 주요 사업지구에 대한 현장점검을 통해 입주시기와 광역교통시설 확충 시기 간 불일치로 입주 초·중기 교통혼잡이 발생하거나, 개선대책 완료 이후에도 교통난이 여전한 지역을 확인했다.
 
대광위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128개 모든 지구에 대한 입주현황과 개선대책 이행현황 등을 전면 분석해 문제지구를 도출하고 개별 보완방안을 마련해 오는 9월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먼저 입주가 진행됐거나 1년 이내에 입주 예정인 지구 중 개선대책 이행률 또는 집행률이 50% 미만이거나 철도사업이 1년 이상 지연된 지구는 ‘특별대책지구’로 지정해 광역버스 신설, 출퇴근 전세버스 투입, 환승편의 개선 등 교통불편 완화방안을 마련한다.
 
또한 개선대책은 완료됐으나 교통불편이 여전한 지구는 광역버스 운영 개편, 수요응답형 교통수단 도입 등 별도의 단기 교통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주요 철도망, 간선도로 등 상습적인 교통혼잡이 발생하는 곳은 광역교통축으로 지정해 종합적인 교통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길병우 대광위 광역교통정책국장은 “시기적으로 2기 신도시 광역교통대책이 완료가 안됐는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거안정대책이 신뢰를 가지려면 교통대책이 가장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길 국장은 “그동안은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수립되면 정부의 역할은 끝났다고 하고 말았는데, 개선대책이 완료된 후에도 (현황을) 다시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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