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정품' 앞세운 신흥 명품 플랫폼, 신뢰 강화로 경쟁력 제고

2022-07-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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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패션 광고 영상 갈무리 [사진=캐치패션]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성장한 명품 플랫폼 업계가 연이은 가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명품 수요 증가로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가품 논란을 잠식시킬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명품 플랫폼 3사는 톱스타를 앞세운 TV광고와 모객을 위한 할인 쿠폰 지급 등 출혈 경쟁을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이커머스 스타트업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그럼에도 소비의 양극화와 새로운 트렌드 경험 욕구가 맞물려 명품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 이러한 상황에서 ‘100% 현지 부티크 계약’으로 가품 논란을 원천 차단한 2세대 명품 플랫폼들이 고객들 사이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흥 명품 플랫폼 중 한 곳인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은 지난 4월 명품 플랫폼 업계에서 정‧가품 논란이 고조됐던 시점(3월 28일~4월 3일) 온라인몰 방문자 수가 전주 대비 30% 증가했다.
 
캐치패션은 2019년 1월 론칭했다. 캐치패션은 병행수입이나 구매대행 등의 유통방식을 배제하고, 명품 브랜드와 직접 계약하거나 브랜드를 공식 유통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캐치패션의 서비스 구축에는 갤러리아 백화점 출신의 이우창 대표와 유럽 현지 시장에 능통한 BD(Business Development)팀의 역할이 주효했다. 특히 글로벌 명품 직구 플랫폼 파페치, 마이테레사, 매치스패션, 네타포르테, 24S 등은 물론, 업계에서 명성이 높은 명품 온라인 편집숍과 백화점 온라인, 대형 부티크 등과 협업하며 공급망을 확보했다.
 

발란(위)과 머스트잇 광고 [사진=각 사]


국내 온라인 럭셔리 시장은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찾기가 어렵고 가격 기준이 모호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여러 유통망을 거친 병행수입 제품이 유입되면서 정품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1세대 명품 플랫폼으로 불리는 머스트잇, 리본즈, 필웨이 등은 국내 병행수입 업체가 입점해 있어 서로 가격 경쟁하는 오픈마켓 형식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고 많은 업체가 입점해 제품 수가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다. 실제 이들의 수익은 매출의 7~9% 수준인 ‘입점 수수료’에서 나온다.
 
이후 등장한 발란, 트렌비 등은 병행수입 업체와 더불어 해외 편집숍 제품을 크롤링하는 구조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부티크와의 직접 계약이 아니라 글로벌 유통업체와 계약해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지급한다. 구조상 재고 반영이 어렵고 판매가가 높아 지속적인 투자 없이는 유지가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병행수입, 오픈마켓 방식으로 ‘판매’에 주력하며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몸집을 키웠던 기존 명품 플랫폼과 달리, 신흥 명품 플랫폼들은 유통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고객과의 ‘신뢰’를 앞세우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가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유럽 현지에서 믿을 수 있는 상품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에 집중했다.
 
캐치패션의 또다른 차별점은 파트너십 기반으로 1만5000여개 브랜드, 400만여개 상품 DB를 연결하는 ‘애그리게이터’ 구조라는 점이다. 캐치패션에서 주문 결제한 상품은 각 브랜드 및 글로벌 파트너사가 고객에게 직접 배송한다.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 정품 신뢰를 높이고, 재고 부담이 없다.
 
또 스테디셀러 상품부터 희소성 있는 익스클루시브 라인,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동일 상품의 실시간 가격 비교와 사이즈별 재고 확인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며, 파트너사와 캐치패션의 프로모션 혜택 적용으로 직구보다 저렴한 쇼핑이 가능하게 했다.

 

젠테 유통 프로세스[사진=젠테]

2020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명품 온라인 편집숍 젠테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35개국에 위치한 100여곳의 럭셔리 부티크와 직접 계약을 맺고 정식 통관을 거쳐 상품을 공급받는다. 정승탄 젠테 대표는 12년간 이탈리아 등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일해온 영업 전문가로 현지 부티크와 긴밀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젠테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부티크의 재고시스템과 직접 연결하고, 최대 70% 할인율로 마진 폭이 넓어 가격 변동을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다. 덕분에 경쟁사 대비 5~20% 저렴한 가격과 2%대의 품절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 해외 배송이라는 특수한 배송 프로세스를 컨트롤하기 위해 물류 관리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부티크에서 직접 젠테의 ERP를 활용해 배송을 관리하는 파트너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 편의성을 위해 월 1회 무료 반품, 교환 정책도 만들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매출액 329억원, 누적 회원 수 5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5월에는 다수 벤처캐피탈로부터 100억원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2019년 9월 서비스를 론칭한 명품 유통 플랫폼 구하다 역시 50개 이상의 유럽 현지 명품 부티크와 직접 계약하고, 자체 API 실시간 연동 기술을 접목했다. 이를 통해 재고 관리 시스템이나 운영 체제, 웹사이트 구동 방식이 모두 다른 유럽 현지 부티크의 정보를 연동, 통합했다. 20만개 이상의 최신 상품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돼, 해외 직구 서비스의 맹점이자 고객 이탈의 주요인인 주문 후 품절 비율(결품율)을 낮췄다. 아울러 전문 상품 검수팀의 2차 검수까지 거친 상품을 고객에게 배송한다.
 
또한 구하다는 해외 명품 유통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관리하고 있다. 입고부터 최종 배송까지 전 유통 이력을 담은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정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구하다는 이와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GS홈쇼핑 GS샵, 롯데온, SSG, 지마켓글로벌 등과 협업하고 있으며, 올해 4월부터는 B2B 명품 유통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 트렌드가 확산하고 M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진입 허들이 낮아지면서 다양한 해외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일부 오픈마켓형 플랫폼의 가품 사례로 시장 전체의 신뢰도 하락이 우려되지만, 믿을 수 있는 공급망 확보와 경쟁력 차별화로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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